가자전쟁 두고 양국 외교갈등 격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빗대 비판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시켰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29일(현지시간) 공보를 통해 룰라 대통령이 프레데리쿠 메예르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를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 브라질 대표부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는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고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브라질은 작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외교관계가 악화한 대표적 국가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를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 수가 급증하자 룰라 대통령은 올해 2월 "이건 전쟁이 아니라 집단학살"이라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언급했다.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차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이 발언에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 룰라 대통령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또 메예르 대사를 예루살렘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기념관으로 초치해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브라질 소식통은 카츠 장관이 당시 메예르 대사에게 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채 히브리어로 공개 질책하는 '수모'를 준 것이 메예르 대사의 본국 소환 결정이 내려지는데 일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메예르 대사가 이스라엘로 복귀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현재로선 후임자를 임명할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아직 "이 사안에 대한 공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면서 관련 회의를 위해 파비우 파리아스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 직무대행을 30일 이스라엘 외교부로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약 2천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가자지구로 끌고가 인질로 삼았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을 선언했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후 7개월여간 이어진 전쟁으로 3만6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이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밝혀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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