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필라델피, 하마스 무기 밀수 통로" 이집트 "캠프데이비드 평화협정 위배" 반발
이스라엘군 장갑차가 기동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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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한다는 뜻을 이집트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완충지대에서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1979년 평화협정에 대한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은 무장세력 하마스의 무기 밀수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필라델피 통로 내 지하터널 차단을 위해 주변을 점령했다고 이집트에 통보했다.
필라델피 통로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을 따라 지중해까지 설정된 비무장지대다. 길이는 14km, 폭은 100m쯤이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라파와도 접한 곳이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79년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통해 국교를 수립하면서 이곳을 비무장지대로 설정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통제하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면서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리를 맡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하마스에 밀려 가자 지구 통제권을 내주면서 필라델피 통로도 하마스의 통제를 받게 됐다. 이스라엘은 이때부터 하마스가 필라델피 통로를 통해 무기를 밀수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해부터 필라델피 통로 점령을 위한 군사작전을 계획했고 이집트에도 계획을 통보했다고 한다. 이집트는 군사작전으로 자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AP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통로에서 지하터널 20개, 터널 입구 82개를 찾았다고 한다. 이집트 국영 알카히라 뉴스는 이스라엘 측 주장에 대해 "아무런 소통도 없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지난 27일 라파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과 교전하다 인명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스라엘 장갑차가 하마스를 추적하다 국경을 넘자 이집트가 발포했고 교전이 벌어져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한 것만으로는 문제 삼기가 어렵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라델피 통로 장악은 앞서 이스라엘이 수행 중이던 국지적인 지상전의 일부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바라지 않지만 국지전을 수행하는 것은 자위권 행사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차치 하네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매체 칸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7개월 간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군은 올해를 '전쟁의 해'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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