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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위기 극복에 찬물…삼성전자 노조, 반도체 비상에도 결국 '파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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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창사 이래 처음
"우려·혼란 가중하지 말아야" 노조 향한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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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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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임금협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인데, 회사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최근 반도체 수장이 교체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결집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특정일에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의 파업으로 인해 이미 해당일 연차휴가를 계획했던 다른 직원들이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파업 선언은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이 파행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임금협상에 들어갔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삼노는 "사측이 대화 의지가 없다"며 갈등의 책임을 사측에 돌리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약 15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나는 등 부진을 겪은 직후인 점을 고려한다면 임금인상률 5.1%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라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전삼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1969년 창사 이후 단 한 차례도 파업이 발생하지 않았다. '파업 선언' 자체도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가 2022년과 2023년에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파업 선언 탓에 회사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악재가 더해진 셈이다. 전체 직원의 20%(가입자 수 2만8000여명)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갈길 바쁜 반도체 부문의 직원이 다수 포함돼 있어 전삼노의 단체 행동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반도체 공장은 생산라인이 멈추면,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설비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어 생산이 중단되진 않겠지만,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그 규모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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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한 내부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번 노조의 파업 선언으로 인해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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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는 일단 연차 소진 방식으로 단체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조합원들에게 다음 달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물론 총파업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전삼노는 "처음 시도하는 파업인 만큼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단계를 밟아 우리가 원하는 총파업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전삼노의 파업 선언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려와 혼란을 가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유지하던 삼성전자는 최근 업황 악화로 적자를 내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으나, 인공지능(AI) 수요 상승 국면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1일 반도체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수장 교체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삼노가 비판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4일 집회를 열 당시, 반도체 위기로 인한 엄중한 분위기를 무시한 채 '뉴진스님' 등 연예인을 불러 공연을 열었고, 이러한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전삼노의 강경 행보에 대해 다른 노조가 반대 입장을 내며 '노노 갈등'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한 전삼노가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갈아타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화재·삼성디스플레이·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전기 노조가 참여하고 있는 삼성 초기업 노조는 "최근 (전삼노의)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파업은) 직원의 근로 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초기업 노조는 지난 28일에도 "회사에 대한 전삼노의 비방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전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전삼노가 다음 달 7일로 공동 연차일을 정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직원은 "6월 7일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여서 회사 차원에서 당초 연차 사용을 권고했다"며 "미리 휴가를 계획한 직원들이 많았을 텐데, 노조가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파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을지, 업무 공백이 생겨 연차를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닐지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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