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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최준영의 Energy 지정학] 對中 테크 대결 핵심은 ‘전기’… 美 태양광·풍력 발전, 급속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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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클라우드, 6개월마다 10배 증가

머스크 “전력 부족, AI발전 장애물“

트럼프 ‘가장 싼 에너지 공급’ 공약

조선일보

사진=미국 네바다주 태양광발전소. /한국중부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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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과 트럼프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는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2023년에 의제47(Agenda 47)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이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상세하게 밝혔다. 트럼프의 공약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와 전력 요금을 가진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래는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될 텐데 인공지능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이라고 단언한다. 자신은 석탄·가스·원자력을 비롯한 모든 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규제를 해소하여 풍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력 부족과 관련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3월 인공지능 클라우드가 6개월마다 10배씩 증가하는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인공지능 발전의 장애물은 2023년에는 반도체 부족이었으며, 2024년 현재는 변압기 부족,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는 전력 부족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인공지능 클라우드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2027년이 되면 네덜란드 전체 전력 수요량과 맞먹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 수요가 더 증가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 있어 미국 내 첨단제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외 기업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이 중시하는 첨단제조업은 반도체, 이차전지, 양자컴퓨터,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바이오 의약품 등 6가지로 압축되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풍부하고 안정적이며 저렴한 전력 공급은 중국과의 경쟁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많은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를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동원하여 조직화할 것인지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2023년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전력 생산은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에너지가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력이 18.6%,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21.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자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변신한 미국이지만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이후 미국의 신규 발전소 발전 용량 가운데 태양광 및 풍력의 비중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토지만 확보되면 빠르게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풍력 역시 1990년 1% 미만이던 비율이 이제는 10%를 넘어서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전력저장설비(ESS)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0월 미국의 전력저장설비 용량은 7.8GW 규모로 중국에 이어 2위다. 2022년에 비해 62% 증가하였다. 미국 에너지부 전망에 따르면 미국 내 전력저장설비 용량은 올해 말 30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고민은 전력 생산이 아닌 전력을 필요로 하는 곳까지 전기를 운반할 송전선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 전력망의 최대 약점은 국가 단위의 단일 전력망 체계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부, 동부 그리고 텍사스 3개의 권역이 거의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권역들을 연결하는 송전선로는 매우 부족하다. 과거 미국의 송전선로는 수요처 인근에 건설되는 발전소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충되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도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수요처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면서 장거리 송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공약대로 2035년까지 모든 전력을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송전용량을 10년 만에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런 송전망 확충을 계획하고 집행할 단일한 계획 및 실행 주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송전업체들이 기존의 독점 구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에 따라 송전망의 혼잡이 가중되어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는 지연되고 있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송전망 접속에 평균적으로 약 3년 정도가 소요되는 미국의 상황은 유럽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중앙정부 주도로 거침없이 송전망 확충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비교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및 송전망 건설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관련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텍사스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전력망 우선 접속 후 관리 방식 등이 효과를 거두면서 송전망 접속지연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연은 2022년 23% 수준에서 2023년 19%로 감소하였다. 보다 효과적인 망 구축 및 운영을 위한 각종 기술의 적용 및 연구 개발이 진행되면서 미국의 전력망은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전력망을 건설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해 왔던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미국의 송전망 체계는 효율이 낮고 불안한 체계이다. 하지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유연성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민간 부문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미국의 모습은 송전망 건설 지연으로 신규 대형 발전소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전력 부족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애를 먹는 우리의 모습과 대조가 되고 있다.

보수적인 텍사스, 재생에너지 새 선두 주자로… 진보 전유물 아니다

미국의 재생에너지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남부에 있는 텍사스주가 새로운 재생에너지 중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는 13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텍사스는 2GW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이 되자 텍사스는 23.6GW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추면서 21.2GW의 캘리포니아를 추월하여 미국 최고의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이 되었다.

텍사스의 놀라운 도약은 2005년 시작되었다. 인구밀도가 낮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에 유리한 텍사스 서북부 지역과 전력 수요가 큰 동남부 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관련법을 주 의회가 제정했다. 당시 텍사스의 태양광 발전 시설은 없었으며, 풍력은 0.2GW 규모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까지 총 68억달러를 투자하여 18.5GW 용량의 총 연장 6000km에 이르는 송전선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선제적인 투자 결과로 미국 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송전망 접속이 가능해지자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설이 빠르게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텍사스는 최대 159억달러에 이르는 세수 확보와 더불어 청정 에너지를 찾는 대규모 테크 기업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송전망 건설 비용을 모든 전기 사용자가 나눠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또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면 일단 송전망 접속을 허용하고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출력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는 접속 및 관리(connect & management)체계를 적용함으로써 다른 지역에 비해 절반의 시간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최근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도 이러한 방식을 전국적으로 적용하도록 해 그 효과를 입증받았다. 재생에너지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텍사스는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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