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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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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 외압 핵심으로 등장한 윤 대통령···‘이종섭과 13분 통화’ 조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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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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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이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하고 국방부가 이를 회수한 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되면서 ‘외압 의혹’에서 빠져 있던 연결고리가 채워지고 있다. 그 무렵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여러 관계자와도 수시로 통화했다. 법조계에선 의혹을 명백히 규명하려면 이 전 장관과 통화·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대통령실 관계자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숨가빴던 작년 8월…이종섭, 대통령실·정부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수사외압 논란이 벌어진 핵심 시간대인 지난해 7월31일~8월2일과 그 이후 윤 대통령과 여러 대통령실 관계자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 받았다.

윤 대통령은 8월2일 12시7분44초(4분5초 통화), 12시43분(13분43초), 12시57분(52초)에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이날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다가 보직 해임된 날이다. 해병대 수사단은 이날 오전 11시50분쯤 경찰에 사건 인계를 마쳤다. 박 대령은 오후 12시45분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보직 해임 통보를 받았다.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도 그날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8월8일 오전 7시55분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33초간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은 다음 날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박 대령 측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기록 회수 조치와 이 전 장관의 조사본부 이관 지시 등이 윤 대통령의 통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앞서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고 알려진 지난해 7월31일 오전 11시54분쯤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 2분48초간 통화했다. 당일 오전 11시 무렵 시작된 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 종료 직후 시점으로 추정된다. 이 전 장관은 오전 11시57분쯤 김 사령관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는 것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박 대령 측은 통화 시점을 고려하면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로부터 이첩 보류 관련 지시를 받아 김 사령관에게 명령했다고 의심한다.

이 전 장관이 그 무렵 대통령실 관계자 다수와 주고 받은 통화와 문자메시지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그는 8월 4~7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과 통화 7차례, 문자메시지 1차례를 주고받았다.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과는 8월4일 1차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는 8월8일 1차례 통화했다.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7월31일~8월4일 3차례 통화했다.

이종섭 측 “통화에 어떠한 위법 소지도 없었다”…법조계 “수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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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오른쪽).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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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 측은 모두 정당한 통화였으며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기되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으며, 대통령실 그 누구로부터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말을 들은 적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첩보류 지시 등은 장관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한 것으로 어떠한 위법의 소지도 개입될 수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대통령(나아가 대통령실 관계자 포함)과의 통화 여부, 그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기록은 박 대령 항명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군사법원에 제출된 것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하고 있다. 공수처가 이 사건과 관련해 부르거나 조사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아무도 없다. 향후 조사 계획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전 장관과의 통화 대상에 오른 대통령실 관계자, 나아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이 회수된 날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진상규명 과정에 있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는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최소한 서면조사라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군 사건을 다수 변론해온 한 변호사는 “통화 기록이 나온 이상 윤 대통령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더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기록 이첩 보류·회수를 지시했다면, 경찰에 사건 기록을 즉시 넘겨야 한다는 군사법원법상 권한 행사를 막은 위법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 윤 대통령, 이종섭과 ‘채 상병 사건’ 이첩 당일 3차례 통화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05282053001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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