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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뺑뺑이' 3년간 549건이었다…의사 수 꼴찌, 울산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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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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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최근 3년간 응급환자가 병원을 2곳 이상 찾아다니는 이른바 병원 '뺑뺑이'가 5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549건 병원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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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병원 재이송 관련 자료. 자료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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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울산시가 울산시의회 김종섭의원에게 제출한 '응급환자 이송거부' 관련 답변서에 따르면 2021년~2023년까지 울산지역 119구급대 병원 1회 이상 재이송 건수는 549건으로, 이 가운데 52건은 두 번 이상 다른 병원을 찾아간 '2차 재이송'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241건, 2022년 197건, 2023년 111건이다. 2021년과 2022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유행에 따른 격리 등으로 재이송 건수가 2023년보다 더 많았다. 병원 뺑뺑이 원인은 '전문의 부재' 153건(27.9%), '병상 부족' 79건(14.4%), '환자·보호자 변심' 24건(4.4%), '정신 질환 또는 주취자 관련' 21건(3.8%), '의료장비 고장' 5건(0.9%), ‘기타’ 248건(45.1%) 등이었다.

같은 기간 119구급대의 '60분 이상 이송 지연' 사례도 1592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60분 이상 이송 지연은 119구급대가 환자를 만날 때부터 병원도착까지 시간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최초 환자를 접촉한 뒤 환자 몸 상태, 질병 유형에 따라 적합한 병원을 선정해야 하는데, (울산에) 병원이 부족하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119구급대 이송 지연 유형은 심장질환이나 뇌 질환 같은 질병이 876건(5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열상·절단 187건(11.7%), 정신장애 79건(5%), 약물중독 77건(4.8%), 교통사고 74건(4.7%) 등으로 집계됐다. 울산시 측은 답변서에서 "열상·절단은 미세 접합수술이 필요할 때가 많지만, 울산에는 미세 접합수술이 가능한 전문병원이 없어 대부분 다른 지역 병원으로 이송한다"라며 "이때 이송이 지연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의사 수 전국 최하위, 부족한 의료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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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 이전 계획 철회 촉구 현수막. 사진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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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울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62명(전국 평균 2명)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 의사 수 역시 696명으로 세종(234명)·제주(439명) 다음으로 적다.

병원도 부족하다. 울산은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지방의료원이 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다. 대학병원(울산대)은 1곳이 전부다. 울산지역 내에서 입원해 치료받는 울산 시민은 전체 절반 정도(51.83%)에 불과한 것으로 한국행정연구원 측은 분석했다.

부족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자 지역 유일 대학병원 이전 추진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울산 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울산대병원 이전 반대 동구주민대책위원회'는 울산대병원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다음달까지 울산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서명에는 현재 2만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병원을 접근성이 좋은 도심(남구)으로 옮기면, 시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다"고 했다. 주민들은 "다른 구·군과 비교해 기반시설이 부족한 동구에 있는 대학병원을 옮겨가겠다고 한 것은 해당 지역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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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재병원 조감도. 사진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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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부족한 의료인프라 해소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재병원은 국비 등 2277억원을 들여 울주군 범서읍 3만3000㎡ 부지에 2026년까지 연면적 4만7962㎡,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짓는다. 총 3개동(진료동·연구동·재활훈련센터)에 18개 진료과, 300병상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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