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후 물가 누적상승률 13%
저소득-고령층, 필수재 소비 타격”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물가와 소비, 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2.8%에 달했다. 연 환산 상승률은 3.8%로 2010년대(1.4%)의 두 배를 웃돌았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2021∼2022년 누적 소비 증가율이 5%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실질 구매력이 축소되며 4%포인트, 금융자산 가치 훼손으로 1%포인트씩 소비 증가율을 낮췄다. 이 기간 중 누적 소비 증가율은 9.4%로 물가 급등이 없었다면 14%를 넘어설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민간 소비가 늘면 경제성장률도 더 높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식료품이나 에너지 등 생활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물가 상승에 더 취약했다. 한은에 따르면 2020∼2023년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실효 물가 상승률은 각각 16%, 15.5%로,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았다.
물가 상승은 자산 가치 하락에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고령층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자산 가치도 떨어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렸다. 전세 비중이 높은 30대도 물가 급등으로 인해 전세보증금 가치가 줄어들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정동재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하는 부정적 재분배 효과도 있는 만큼 물가 안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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