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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사망사건 발생한 육군 모 부대 (인제=연합뉴스)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2024.5.27 [독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yangdoo@yna.co.kr |
(서울=연합뉴스) 군부대에서 훈련을 받던 병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강원 인제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1명이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이틀 뒤 사망했다. 통상 '얼차려'라고 하는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하는 체력단련 등을 일컫는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토대로 "숨진 훈련병 등은 떠들었다는 이유로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며 "해당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집행 간부에게 보고했는데 별 조처 없이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이 민간 경찰과 구체적인 상황과 경위를 조사 중이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관련 규정을 어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27일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기훈련에 완전군장 구보(달리기)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시킬 수 있고 구보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를 했다면 규정 위반이다. 숨진 훈련병은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지 열흘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상징후를 인지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훈련을 강행했는지, 군기훈련의 수준이 지적사항에 비추어 적절했는지 등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에는 세종의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쳤다. 잦은 사고로 중단됐던 수류탄 투척 훈련이 재개된 지 5년 만에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던지지 않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소대장도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군은 사고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각 부대는 수류탄의 안전성을 다시 확인하고 탄약 관리, 안전 통제 등의 수칙에 허점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참혹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다른 훈련병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 지원에도 진력하길 바란다.
며칠 간격으로 전해진 두 사고 소식은 성실하게 군 복무를 수행 중이거나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 군에 자식을 보내거나 보낼 부모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동병상련의 비통함을 느끼게 했다. 당국은 사고 과정에서 지휘관 등이 관련 규정을 준수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 군 복무 중 허무하게 희생되는 장병들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훈련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군 간부들이 이를 철저하게 숙지하고 준수하도록 다시 일깨워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강조하려면 안심하고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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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군부대에서 훈련을 받던 병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강원 인제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1명이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이틀 뒤 사망했다. 통상 '얼차려'라고 하는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하는 체력단련 등을 일컫는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토대로 "숨진 훈련병 등은 떠들었다는 이유로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며 "해당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집행 간부에게 보고했는데 별 조처 없이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