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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사설] 한중 대화 물꼬, 경제·안보 불확실성 줄이는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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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고위급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한다. 2017년말 이후 진척되지 못했던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출범하기로 했다.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다시 열기로 했다.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발표한 한중 양자회담 결과에 따르면 외교안보 대화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다. 한중 외교안보 대화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양국이 합의해 2015년까지 두 차례 열렸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양국간 갈등으로 중단됐다가 이번에 외교 차관·국방 국장급으로 격을 높여 정례화하기로 했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2015년 12월 발효된 상태인데 그동안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취했던 한한령(限韓令·한국 문화 수입 제한)이 완전히 해제될지, 어떤 서비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폭과 범위로 시장이 개방될지가 2단계 협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자회담이 그동안 경색일로였던 한중 관계에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미중간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북한의 핵개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 한국을 둘러싼 경제·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양국간 엄연한 대외 노선의 차이와 각종 사안에 대한 입장차 속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와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협과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될 수 있다. 상호 대화와 소통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한중간 관계가 안정되면 FTA 협상과 투자확대 등 교류와 경제협력도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우리로선 한중관계에서 무엇보다 안정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 그동안 미중간 전략적 경쟁과 북한·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양국관계는 부침이 심했다. 대내적으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양자회담을 계기로 정부는 향후 한중관계의 변동성과 리스크를 줄이고 외교·경제의 국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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