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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세영의 세상읽기] 종중과 종중원 사이에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을 인정할 수 있는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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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변호사]
프레시안

종중과 종중원 사이에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등기명의인 앞으로 토지에 관한 등기를 할 무렵 어느 정도 실체와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하고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등기명의인에게 명의신탁을 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종중과 등기명의인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는지를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직접 증거에 의하여 증명된 경우는 물론, 그 토지가 종중 소유라고 보기에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경우라면,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등기명의인 앞으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종중이 등기명의인 앞으로 토지에 관한 등기하기 전부터 묘사를 지내고 대표자를 선출하며 회의를 개최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한 경우, 등기명의인 앞으로 토지에 관한 등기를 할 무렵에는 어느 정도 유기적 조직을 가진 단체로서 존재하였다고 인정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의 사정은 토지가 종중의 소유라고 볼 수 있는 유력한 간접자료가 될 수 있다.

첫째, 임야상에 공동시조의 분묘를 비롯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종중 선조들의 분묘가 설치되어 내려온 경우에는, 해당 임야는 공동시조의 분묘가 설치된 당시부터 종중의 소유로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임야에 선대의 분묘가 다수 존재하는 상태에서 소유권보존등기를 여러 사람의 공유자 앞으로 경료하여 놓았고, 그 공유자가 같은 종종원의 입장일 뿐 계촌할 수 있는 정도의 친척이 아닌 경우에도, 대부분의 경우는 종중 소유토지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고 종중재산으로 영구 보존하게 할 의사로 공유로 신탁등기가 행하여지는 것이 흔한 일이므로, 해당 임야가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함에 있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셋째, 종중이 종중회의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임야가 종중의 소유로서 종중원 명의로 신탁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해당 임야를 종중 명의로 환원시키기로 결의하였는데, 종중회의에서 위와 같은 결의를 할 때 등기명의인이나 그 상속인들이 참석하여 그 결의에 찬성한 경우에도, 해당 임야가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함에 있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넷째, 종중이 토지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였고, 등기명의인이나 그 상속인들이 재산세를 납부한 일이 없는 경우에도, 공동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종중이 그 공동 명의인에게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세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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