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서울에서 제9차 정상회의가 열렸다. 세 정상은 정상회담 이틀차인 27일 3국 공동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각국 정상은 돌아가면서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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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리 총리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인류의 건강에 관련됐다”며 “일본이 자기 책임과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한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전했다.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한 발언이 있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중국군의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 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의 군사 활동에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 정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설치한 부표를 즉시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리 총리는 “일본이 약속을 잘 지키고 역사·대만 등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중국과 함께 마주보고 가며, 신시대의 요구에 들어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하기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현안에 입장 차를 보이면서도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일중 관계를 안정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도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일본 경제단체 관계자들과 회담 등을 언급하며 “중국과 일본의 교류와 협력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우리 사이에 있는 의견 격차를 잘 조율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정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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