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탁' 前 EU대사 손들런드, 포린폴리시 인터뷰
세 차례 정상회담 등 브로맨스 과시와 다른 모습
"트럼프, 푸틴도 공개적으로 칭찬하지만 안 좋아해"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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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차에 함께 타 “대통령 각하 솔직히 말씀해 보시라”며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들런드 전 대사를 2018년 7월 발탁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가 인터뷰에서 이 대화가 언제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총 3번 만났는데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 이어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을 한 바 있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손들런드 전 대사의 요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든 공개적으로 독재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판세를 잘 알고 냉정한 현실정치 관점에서 국가안보에 접근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전혀”라며 “그는 공개적으로 푸틴을 칭찬하지만,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을 “벨벳 장갑을 낀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라고 설명했다. 미치광이 이론은 국제정치에서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상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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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양극단을 걷는 관계를 이어오며,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라고 깎아내렸다. 이에 김 위원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늙다리’ ‘겁먹은 개’ ‘불망나니’라고 맞섰다.
그러나 2018년 친서 외교가 시작된 뒤 분위기는 반전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을 “강하고 똑똑한 좋은 협상가”라고 칭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또 다른 북미 회담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또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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