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전세대란, 현실화하나⑤ 전문가들 "전세시장 '불균형' 3~4년간 지속…공공 공급 확대·수요 분산 병행"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로 내림세였던 빌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금 오르고 있다. 2024.03.28.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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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서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3~4년 동안 전세 물량 부족으로 불안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연립·다세대 빌라 등 비(非)아파트를 활용한 수요 분산책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아파트 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 53.2%, 전국 66.9%다. 서울은 전세가율 바닥권이었던 지난해 4월(50.8%)보다 2.4%포인트(p) 상승했다. 다만 과거 고점이었던 2016년 6월(75.1%)에 비하면 20%p 이상 차이가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 고점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상승할 폭이 많이 남아 있다"며 "2026년까지 공급물량도 부족해 올해를 포함해서 적어도 2~3년 정도는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낮은 대출금리, 빌라 전세 기피현상 등 이 두 가지 요인이 해소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파트 전세는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엄밀히 보면 아파트 전세만 오르고,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시장은 완전히 무너진 게 현재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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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 올해 33만가구→2026년 13만가구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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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은 '안정'보다 '불안'에 무게가 실린다. 박 전문위원은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과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전국 아파트 입주 추정 물량은 올해 33만가구, 내년 24만가구, 2026년 13만가구로 대폭 감소하는 가운데 기준금리도 인하되면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내년 경기도 입주 물량이 5만가구 정도로 올해 10만가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점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을 자극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둔 1만2000가구 규모의 둔촌 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는 변수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가 시작되면 당장 인근 지역 전셋값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실거주의무가 3년 유예로 한정돼 있어 전세 공급부족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역할 정도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입주 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될 경우에는 시장 불안을 키울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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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vs "매매수요 전환 후 가격 상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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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729건으로, 작년 4월의 1만3892건과 비교해 44.4% 줄었다. 그러나 평균 전셋값은 작년 4월 5억589만원에서 지난달 5억2655만원으로 4.1% 상승했다. 사진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4.05.23.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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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가격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전문위원은 "전세시장이 불안하면 지금이라도 매입해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해서 급하게 주택 매입 수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 전문위원은 "당장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전셋값이 올라 매매가격을 압박하려면 전세가율이 60% 수준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처럼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갭투자가 유입되며 매매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시장 불안을 해결할 대책으로는 전세 수요 분산과 공급물량 확대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채 대표는 "전세 역할을 상실한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세입자들의 불안감을 낮춰줄 방안이 요구된다"며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된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고 조언했다. 함 리서치랩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병행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공공 매입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연립·다세대 등 전세금 반환보증의 신용보강 등을 통해 여러 주택 유형으로 전세 수요가 분산돼야 한다"고 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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