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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주간政談<상>] 김건희 여사,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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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여사 등장하자 '디올백' 뇌물 증거 있다 주장 제기
與, '채해병 특검법' 이탈 방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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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찾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전시회 개회에 대한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여사의 외부 단독 일정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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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잠행 5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권은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철저히 계산된 행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당장 야권은 김 여사 특검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도 대통령실 못지않게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윤 대통령이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면서 오는 28일 본회의 재표결을 앞두면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부 특검 찬성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총선 낙선자 다수가 이탈할 경우 채해병 특검법이 통과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당 지도부가 나서 이탈표 방지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강성 당원들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떨어지자 탈당을 이어가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물론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당원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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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5일(현지시간)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를 소개하고 있다. 김 여사는 UAE 대통령 국빈 방문 환영식 등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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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여사 문제는 잘 몰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의 공식 오찬에 참석하면서 5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났는데, 이후에 공개 일정이 2개 더 있었어. 앞으로도 공개 행보를 이어간다고 보면 될까.

-그럴 것 같아. 김 여사는 지난 1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사리 반환' 행사에 참석했어. 1만 명 정도가 모인 대규모 일정을 소화한 거야. 이어 이틀 뒤에는 윤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관람 행사에 참석했어. 김 여사는 "생명 존중과 세계 평화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자"며 인사말까지 남겼어. 해외 순방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김 여사의 외부 단독 일정은 196일 만이었어. 총선 국면에서 홀로 투표할 정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야.

-김 여사가 다시 나온 이유는 뭐야?

-대통령실 내에선 총선 이후부터 김 여사의 재등판 시점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어. 특히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데 대통령 내외가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여사의 활동 재개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야. 실제로 이번 주말부터 한일중 정상회의, 다음 주에는 UAE(아랍에미리트)대통령 국빈 방문, 다음 달 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연속으로 있어.

-특히 국빈 방문의 경우 대통령 배우자도 함께 상대국 정상을 공식 환영식에서 맞이하는 게 외교 관례야. 그래서 UAE 국빈 방문 때 갑작스럽게 등판하기보다 그 전에 몇 개의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소위 '빌드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어. 또 캄보디아 정상 오찬이나 사리 반환,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 전시전 등 3개 일정 모두 김 여사와 인연이 있어서 대통령실은 이 부분을 부각하기도 했어.

-여사가 외교 일정 등 정상 배우자로서 활동할 필요는 있다고 봐. 하지만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수사 중이잖아. 여사의 활동 재개에 대한 국민 시선은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야. 최근에는 디올백 수수 의혹의 핵심인 '뇌물 여부'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여사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아니면 다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대한 조치들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라고 물었는데, 이 관계자는 "여사 문제는 제가 잘 모른다"고 했어. 이 관계자는 원래 다른 현안에 대해 설명하려고 기자들을 만난 것인데, 김 여사에 대한 질문을 해서 약간 당황한 듯했어.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추천을 해야 되기 때문에 국회에 공이 넘어간 상태"라고만 했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거고,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여사 문제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니 오직 윤 대통령만이 이 문제에 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네. 대통령이 답해줄 날을 기대하면서 김 여사의 앞으로 활동을 지켜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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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을 앞두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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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우려 속 반대 공감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부쳐질 전망이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다시 표결해 이번 국회에서 마무리를 짓겠다고 했거든. 국민의힘은 독단적 운영이라며 발끈하면서도 이탈표 단속이 한창이야.

-그렇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어. 여야 의원 295명이 모두 투표했을 경우 여당에서 17표의 이탈표가 나오면 채 상병 특검법은 통과돼. 현재 김웅·안철수·유의동 의원 3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정도야.

-당내 분위기는 어때?

-안심할 수는 없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기류야. 영남권 재선 의원은 <더팩트>에 "(채 상병 특검법은) 야당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특검법이라는 공감대가 강하다"고 했어. 다만 '무기명 투표'라는 점을 변수로 꼽았어.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찬성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야. 특검법 반대 논리가 약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와. 한 보좌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며 정부·여당이 특검법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깨졌다고 지적했어.

-여야가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이네. 국민의힘은 총동원령을 내렸고, 더불어민주당도 어떻게든 이번 국회에서 특검법을 재의결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어. 야권은 특히 안타깝게 순직한 해병대원을 위해서라도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특검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어. 과연 다음 주 본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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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담이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새롬 기자, 뉴시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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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문제에 '노골적' 항의…한중일 정상회담 기세 잡기?

-중국 정부가 대만 문제에 대해 연일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응. 중국은 한국과 일본 측이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어. '독립·친미' 성향의 라이 총통은 전임 차이잉원 총통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현상 유지'를 그대로 이어 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반발을 샀지. 특히 라이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독립 의지를 드러냈는데, 중국은 이에 곧바로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날 선 비난을 쏘아붙였어. 그러면서 이러한 라이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한국과 일본을 향해 "간섭하지 말라"며 불평했지. 한일 양국이 대만 독립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여.

-실제로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등이 라이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비판했어. 이어 지난 22일에는 중국 외교부가 한국과 일본 주중 공사를 불러 대만 문제에 관한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지. 또 중국은 지난 23일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가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이틀간 실시한다고 발표했어.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사흘 만에 한국과 일본에 대한 공식 항의와 대만을 향한 군사 훈련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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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이 제공한 사진으로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할시호가 지난 8일 대만해협에서 정기 통행작전을 실행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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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고 하지?

-맞아.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과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한중 양국 간에는 주요 현안 또는 사안에 대해서 평소 계속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한중 양국 간에는 외교채널을 통해서도 긴밀히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등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어. 그러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지. 일본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 발신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대만을 둘러싼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기존부터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지.

-일각에서는 중국이 오는 26~27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 중국이 한일 양국을 향해 '정상회담 테이블에선 입장 차가 선명한 대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삼가달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지. 중국의 이러한 기조는 미국을 고려한 것이란 관측도 있어. 한국, 일본과 동맹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거나 구축함을 대만해협에 통과시키는 등 대만과의 연대 역시 끈끈히 하고 있거든. 이렇듯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그것도 4년 5개월 만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결과가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하>편에 계속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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