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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주간政談<하>] 이재명 대표, 당원들 달랠 수만 있다면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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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어디로 튈지 몰라"…민주 22대 당선인들 秋 과거에 깜놀
소통관에 나타난 최재형 목사가 던진 황당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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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도 당원 민주주의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22일 충남 예산군에서 진행된 1박 2일 워크숍에서 구호를 외치는 당선인들의 모습.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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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이재명, 봉하마을 가는 길에 '라방' 켠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랜만에 유튜브 '라방'(실시간 방송)을 켰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가면서 방송을 했어.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들어온 지 2년 만에 많은 것들이 후퇴해 버렸고,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와) 정치적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과거로 되돌아갔다"라고 운을 뗀 뒤 최근 민주당에서 큰 문제로 떠오른 탈당 러시를 언급했어.

-이번 대규모 탈당에 이 대표도 많이 놀란 모습이야. 총선 기간에는 차 안에서 종종 라방으로 지지자들과 소통해 왔는데 선거 이후엔 이번이 처음인 것 같거든. 국회의장 후보 선출 이후 당을 떠난 당원이 2만 명이 넘는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어. 이번 탈당을 계기로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어. 이 대표는 "위기는 기회를 언제나 동반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며 "당원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책임감과 자긍심을 높여내면 이게 노 전 대통령이 말했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행동'이 되지 않을까"라고도 했어. 또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신 혼을 내라"며 당원들을 다독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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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봉하마을로 이동하면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탈당한 당원수가 2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재명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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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 이후에는 당원들에게 편지도 썼다네. 이 대표는 '함께 힘 모아 당원 중심 대중정당, 민주주의 혁신의 새 길을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어. 이 대표는 "당원들의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의지를 모아 당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당 운영과 당내 선거, 공천, 정책 결정 과정에 당원 참여를 늘리겠다고 했어.

-당선인들도 당원권 강화에 뜻을 모았지. 추도식 전날 진행된 1박 2일 워크숍에서도 "당원 중심의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하겠다"라는 결의문을 채택했어. 탈당을 막기 위한 일종의 달래기로 보이지만, '개딸'(개혁의 딸)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분석도 나와. 추미애 당선인의 탈락으로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다들 봤는데 이번 일을 기회 삼아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확대한다는 것이지. 아무래도 전당대회에 이어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까지 있으니까 당원 참여가 확대되면 이 대표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

-당원권 강화에 당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 같아. 비명계 의원들 대다수가 공천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고.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침묵하겠다"며 웃더라고. 우려는 있어도 눈치를 보고 있어서 씁쓸하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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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당원들이 '추미애 당선인을 뽑지 않은 의원들을 색출하자'고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당선인이 이를 공개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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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후폭풍' 민주당…"추미애 안 뽑았다" 이유는?

-민주당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

-당원들이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면서 항의 문자가 쏟아진다고 해. 일각에서는 우 의원을 뽑은 당선인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지. 이 대표도 '당원권 강화'를 연일 주장하며 당원 달래기에 나섰어.

-이런 가운데 "우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소신을 드러낸 당선인들이 있다며?

-맞아. 3선 고지를 밟은 김성환 의원이야. 김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기도 해. 그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어. 그리고 2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공개하지 않으면 비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추 당선인도 훌륭하신 분이지만 우 의원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투표했다는 사실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어 공개했다"고 설명했지.

-사실 경선 이전부터 다선 의원들은 추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긴 했어. 한 다선의원은 통화에서 추 당선인이 과거 국회 환노위원장이던 시절 '날치기 사건'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추 당선인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고.

-다선의원뿐만이 아니야. 초선인 이강일 당선인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 당선인은 열린우리당 창당 비판, 노 전 대통령 탄핵 주도, 환노위 날치기 사건, 박근혜 영수회담 사건, 문재인 정부 시절의 비화 공개 등 너무 위험한 정치인"이라며 "큰 트라우마가 있다"고 밝혔어. 초선으로는 처음이야.

-여전히 당원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해. 탈당을 신청한 당원은 2만 명이 넘었다더라. 민주당 내에서는 당원권 강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듯해.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원권 강화가 아니라 왜 우 의원이 적합한지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먼저"라고 했어. 민주당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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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목사(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통령실 앞 의문의 구조물에 대한 실체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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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 있어야 질문 하지"…조국 대표 기다리던 기자들 '황당'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당선인들의 '3국조 3특검' 기자회견 백브리핑(백블)을 기다리다가 황당한 일이 벌어진 일이 벌어졌다고?

-조 대표 등이 지난 21일 '3국조 3특검' 기자회견을 하던 날이었어. 열 명 남짓했던 기자들은 바깥에 앉아 조 대표와 혁신당 당선인들을 기다렸어. 그런데 갑자기 최재영 목사가 앞에 선거야. 최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지. 직전 기자회견은 최 목사가 연 '대통령실 앞 의문의 구조물에 대한 실체 규명 촉구'였어. 최 목사 측은 질문을 받겠다고 했는데, 질문하는 기자는 없었어.

-왜 아무도 질문을 안 했어?

-그야 기자들이 최 목사가 아닌 다음에 나올 조 대표를 기다렸기 때문이겠지. 사실 기자도 혁신당 기자회견문을 훑어보며 어떤 질문을 할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질문이 없자 최 목사는 "배경지식이 있어야 질문을 하지"라고 말하며 떠났어. 몇 명이 이 말을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좀 황당했어. '배경지식 없어 질문 안 한 사람' 취급을 당한 것처럼 느껴졌어.

-뒤이은 조 대표 백블은 여러 질의응답이 오가며 원활하게 진행됐어. 기자들의 관심 사안이나 정치적 중요도에 따라 백브리핑 때 질문이 없는 경우도 많아. 최 목사가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침 그 자리에 그 주제를 궁금해하는 기자가 없었다고 배경지식 운운할 필요가 있었을까. 기자들은 조 대표를 기다리며 미리 앉아 있었을 뿐이야. 질문이 없었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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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초선의원들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장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기념사진 촬영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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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거기로 갔대" 초선 연찬회에서 다시 만난 인연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초선의원 의정연찬회가 열렸다지.

-맞아. 5월 30일 국회 개원을 열흘 앞둔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찬회가 열렸어. 여야 초선의원 당선인 131명의 친교를 위한 자리였지. 초선의원이 처음 만나는 연찬회라 유독 더 신경을 쓴 걸까. 테이블 위에 꽃장식, 플레이트까지 모두 완벽에 가까웠어. 와인 잔에 와인까지 이미 채워져 있었지. 의원회관의 밝은 채광이 연찬회장을 가득 채웠고, 정오가 지나니 당선인들이 삼삼오오 몰렸어. 취재진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당선인이 "화장실이 어디냐"고 와서 묻기도 하더라고. 풋풋한 대학 신입생들이 학교 위치를 잘 모르는 것처럼. 부산에서 당선된 한 국민의힘은 당선인은 "선거에서 고생을 많이 했더니 살이 많이 빠졌다"라며 "22대 개원 전에 몸이 회복돼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라고 했어.

-환영사에서 선배 중진의원들의 당부도 있었다며.

-3선 고지에 오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국민으로부터 받은 소명을 다 감당하겠다고 하는 마음은 초선일 때가 가장 높다"며 "마음을 잘 유지해 달라"며 초심과 선명을 강조하더라고. 민주당의 선명 노선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어. "초심을 선명하게, 초선이 선도한다"라는 건배사를 제안했고, 당선인들 모두 웃으며 와인잔을 부딪쳤지. 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국회가 내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협치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어. 벌써부터 여야 강대강 대치가 예상되는 만큼, 협치를 강조한 걸로 보여.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입법부의 의무는 행정부의 독주와 폭주를 저지하는 것"이라고 할 때 한 국민의힘 당선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조 대표를 쳐다보기도 하더라고.

-서로 인연이 있는 당선인들도 있었겠는데.

-그렇지. 다들 첫 만남이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설렘으로 가득 들떠 있는 듯했지만, 불편한 인연들도 분명히 있었어. 한때 개혁신당과 함께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과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이 대표적이지. 서로 웃으며 인사했지만 '어제의 동지'가 돼버린 게 참 묘하더라고.

-요즘 천 당선인이 김 당선인을 "소신파적인 느낌만 내고 있다"며 저격하고 있잖아. 오래된 인연들도 보였어. 조국혁신당의 한 당선인은 국민의힘 한 당선인에게 다가가 "이게 얼마 만이냐. 여기서 만나게 됐다"고 웃으며 인사하자, "어떻게 거기로 가게 됐느냐"라고 장난식으로 물었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두 설렘으로 가득 들떠 있는 것 같았어. 하지만 민생이 급한 만큼, 서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잠시겠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향한 격한 전쟁이 벌어질 것 같아.

-이제 다음 주면 21대 국회가 마무리돼. 돌아오면 협치보다는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 22대 국회에서는 꼭 국민을 위한 입법부로 거듭났으면 좋겠어. 말로만 '민생'과 '협치'를 떠들게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주는 모습이길 바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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