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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현장] 회사는 위기인데...연예인 불러 축제 연 전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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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사옥서 지난달 이어 두번째 집회…노조 "정현호 부회장 교섭 나서야"

노사, 협상 결렬 두달 만에 21일 교섭 재개…"본교섭 결렬시 29일 기자회견"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오늘 행사가 끝나면 언론에서 (우리를) 삼성전자 귀족 노조라고 하는 말이 나올텐데, 귀족은 노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이 24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2차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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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이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2차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삼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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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5.24 가자!, 서초로!'라는 이름의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앞서 지난달 17일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대규모 집회 이후 두번째다.

이날 집회에서 전삼노는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와의 입금 협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 △실질적인 휴가 개선 등을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삼성은 과거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 등으로 이어진 그룹 컨트롤타워를 운영했다. 하지만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 부문별 3개의 TF를 운영하고 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서초 사옥에 이렇게 모인 이유는 회사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업지원TF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 부회장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삼성전자 직원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회사와의 교섭도 서초의 결정으로 재충전 휴가 논의 가 전면 중단됐다"며 "아무 권한도 없는 직원들만 방패막이로 내세우지 말고 정 부회장이 직접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 위원장은 "우리가 회사에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건 아니다"며 "임금 인상 몇 %를 더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고 피땀 흘린 노동 대가를 공정하게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성과급을 받지 않는 건 당연하다"며 "다만 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날 것이라고 전망되는데, 사측은 경제적 부가가치(EVA)기준으로 성과급 0% 지급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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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규모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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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번 집회는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 가수 에일리와 YB(윤도현 밴드)의 공연도 진행됐다. 실제 집회장에선 노조 조합원들이 연예인들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축제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만 이러한 노조의 행보를 두고 업계와 회사 안팎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사업 위기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교체하는 등 절체절명한 상황 속에서 노조가 사측과의 대화 연결을 풀어내는 데 집중하기 보단 연예인을 불러들여 주목을 끄는데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경쟁사 SK하이닉스에게 한발 뒤처졌다고 평가 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경계현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HBM이 경쟁사에 밀린 것 같다'는 한 주주의 질문에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실제 이날 오전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디비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검증 테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대비 3% 이상 하락했다. 다만 이날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즉각 입장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DS 부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신임 DS부문장으로 위촉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인사에 대해 회사 측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DS 부문 임원들은 올해 연봉을 동결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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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씨의 DJ 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이 밖에 전삼노가 이번 집회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200명을 질서유지인으로 설정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삼노 집행부는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민주노총에서 지속적으로 도움받는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싸움을 할려면 당연히 힘센 조직과 함께해서 삼성의 자본이랑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변한 바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는 한국노총 산하인 전삼노가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로 갈아타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노조 협상과 별개로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로 결정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 다운턴(불황)으로 인한 DS부문의 극심한 적자에도 전년 평균 임금인상률인 4.1%보다 1%p 높게 책정한 수치로,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2.6%)의 2배 수준이다.

전삼노는 이에 반발하며 6.5%의 임금 인상과 유급 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해왔다. 다만 이날 집회에서 전삼노 측은 격려금 200%를 비롯해 임금 인상 6.5%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사 양측은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3월에 결국 결렬됐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무산되자 전삼노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협상 결렬 이후 두달 만에 노사는 이달 21일 임금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28일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삼노는 오는 28일 이어질 사측과의 교섭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29일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는 계획이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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