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땐 본인부담금 수억원까지 낼수도
"부담금 늘어 대부분 경상사고 100% 자부담"
재산상 손해배상에 형사책임 위한 합의도 필수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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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김씨의 차량은 택시를 들이받은 후 그대로 직진하며 사라졌다.
보험업계는 음주운전으로 이 같은 사고를 내면, 현행 법령상 보험 처리가 아예 불가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음주·뺑소니·무면허’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내면 보험금 지급이 제한된다. 바로 ‘사고부담금’ 때문이다.
음주 사고 내면 패가망신···부담금 확 늘어
사고부담금은 중대 법규 위반사고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를 낸 사람이 보험금의 일부를 부담하는 제도다. 2022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 강화에 따라 운전자는 의무보험 한도 내에서 지급된 보험금 전액을 자기가 부담해야 한다. 경상사고라도 ‘자부담’ 한도 자체가 높아, 1000만원 이상의 사고부담금을 물어내야 할 수 있다.
현행법상 음주 사고에 대한 의무보험 보상한도는 대인 1억5000만원(사망), 3000만원(부상)이다.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1억5000만원, 다쳤을 경우 3000만원까지는 음주운전자가 본인 돈으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종전법이 사고부담금을 대인 1000만원을 한도로 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15배나 뛴 셈이다. 대물은 2000만원이며 이외 추가 보장은 운전자가 임의보험 가입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임의보험에도 음주에 대한 사고부담금(대인 1억원, 대물 5000만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설사 경미한 사고를 냈다 하더라도, 음주운전시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합의금·병원비·수리비···“김호중 사건, 전액 자기부담일듯”
예를 들어 김호중씨 사건 유형에서 따져봐야 하는 부분은 크게 ‘병원비’, ‘합의금’, ‘수리비’, ‘일실수익(사고로 일하지 못해 발생한 금액)’ 등이 있다. 업계는 가해자의 ‘전액 자부담’을 전망했다.
피해자가 12급 염좌 2주 진단을 받아, 입원 병원비 200만원에 민사 합의금 200만원을 보상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대인 보상비로 4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경우 의무보험 대인 책임한도(12급 기준)인 120만원까지는 운전자가 전액부담해야 한다. 나머지 280만원도 임의보험 한도(1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운전자 본인 부담이다.
피해자 차의 수리비가 500만원이 나왔다면, 대물 사고부담금 한도(3000만원)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음주운전자 전액 부담이다. 여기에 사고로 일하지 못해 발생하는 금전적인 손해인 휴업손해금 등도 보험 약관상 가해자가 보상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사고의 책임은 통상 ‘민사’, ‘형사’, ‘행정’ 등 세가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금전적 손해인 ‘민사’에 해당한다. 음주운전이나 뺑소니는 교통사고 중범죄로, 형사사건 중 금고가 아닌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 형사 책임을 감경하기 위해선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음주운전 등 중대사고에 대한 법령 강화로 사고 자기부담금이 크게 늘었다. 경상이면 모든 보상을 본인이 해야 해, 자동차보험을 통해 보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이외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한 합의 과정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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