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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우체국 스캔들 은폐 의혹 전 우체국장 청문회 '눈물'[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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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조기 종결·피해 내용 축소 의혹 여전히 부인

청문회 당일에도 우체국 직원 6명 유죄 판결 뒤집혀

뉴스1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개 청문회에서 폴라 베넬스 전 우체국장이 증거를 제시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4.05.2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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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20여년 동안 확산된 우체국 스캔들의 피해 사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우체국장 폴라 베넬스가 자신을 소환한 첫 공개 청문회에서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해 관련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우체국 스캔들은 지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회계 프로그램 오류로 누계 수입액이 누락된 것처럼 표기돼 900명 이상의 우체국 지점 운영자들이 부정회계,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무더기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베넬스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우체국장 재임 동안 우체국 스캔들 사건을 축소하거나 관련 증거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계속 진행 중인 공개 청문회에서 폴라 베넬스 전 우체국장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진행된 2차 청문회에서 그는 일본 후지쯔사의 회계 프로그램인 호라이즌에 대한 조사를 일찌감치 종결하려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부정 회계 전문 조사회사인 세컨드사이트(Second Sight)로부터 우체국 지점장들의 피해 주장에 대한 보고서를 받았음에도 피해 사실의 심각성을 점검하기보다 향후 언론 보도 대처에만 집중하는 내용도 과거 임원과 나눈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청문회에서 관련 이메일 내용과 참고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추가 질의가 이어졌지만 베넬스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거나 "은폐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반복해 방청객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그는 또한 우체국 지점장들이 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또 다른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관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는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체국 지점장들이 기소된 것과 관련해 하원의원들에게 제공한 증거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부분은 인정했다.

폴라 베넬스가 우체국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자신의 재임 시절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 책임을 맡은 왕실 변호사 제이슨 비어는 지난 22일 1차 청문회에서 당시 법정까지 간 피해 사건 가운데 우체국 지점장들이 회계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시스템 오류를 원인으로 지목해 무죄 판결을 받은 3가지 사례를 열거했다.

비어 변호사가 베넬스를 향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지 않느냐"라고 묻자 베넬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저는 몰랐고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중들은 '악어의 눈물'이라면서 오히려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우체국 스캔들과 관련해 20여년간 진상규명 캠페인을 벌인 전직 우체국 지점장 앨런 베이츠도 베넬스의 눈물과 사과에 "이 모든 일은 많은 피해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며 "아무런 공감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베넬스 전 우체국장이 1차 공개 청문회에서 질의답변을 하던 당일에도 부당하게 혐의를 뒤집어쓰고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직 우체국 직원들의 무죄 선고가 이어졌다.

이날 센트럴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 심리에서 우체국 스캔들로 인해 절도,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직 우체국 직원 6명이 추가로 혐의를 벗었다.

이들을 변호한 닐 허드겔 변호사는 판결 이후 "(우체국 스캔들이)무고하고 성실하게 일해온 지역 구성원들의 삶에 끼친 피해가 얼마나 막대했는지 그리고 완전한 진실에 도달하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우리에게 적절한 시점에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호라이즌 프로그램에 기반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기소한 모든 사람들을 무죄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빨리 진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최종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렸다"며 " 피해자들은 이를 통해 유죄 판결 항소 절차를 거치고 법원은 개별 사건을 검토해 궁극적으로는 마지막 피해자들까지 누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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