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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헤일리 "제정신 아니다"→"트럼프 찍겠다" 왜 돌아섰나…'차기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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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관계는 유지…차기 대선 위해 일찌감치 관리 돌입

지지로는 발전시키지 않는 모습…WP "지금은 휴전 선언"

뉴스1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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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을 거치며 '앙숙'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럼에도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겠다'고 전격 선언한 배경에는 '2028년 차기 대선'에 대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우 성향을 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당 일부에 세(勢)를 꾸리고 있는 만큼 그들과 일정한 관계는 유지하는 행보를 함으로써 다음 대선 후보로서의 '관리'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을 펼치다가 지난 3월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 기간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까지 불렸던 헤일리 전 대사는 올해 1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밝힌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고까지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칭해졌던 헤일리 전 대사는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그에게 크게 뒤처지자 경선 레이스에서 내려왔다. 그는 사퇴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며, 축하한다"면서도 "나는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지만 트럼프가 당의 지지를 얻는 것은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지지에 있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침묵하던 헤일리 전 대사는 두 달여 만에 나타난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지난 4월 보수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월터 스턴 석좌'로 합류한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시간) 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민주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더 국가 안보 정책을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들에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벽하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바이든은 재앙이다. 그래서 저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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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 대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8.10.0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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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전 대사는 3월 중도 하차 이후에도 계속해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하차했지만 투표용지에 이름은 남아있는 '좀비 후보' 헤일리 전 대사에게 공화당원들은 꾸준히 표를 던졌다. 그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4월에는 위스콘신에서 13%, 펜실베이니아에서 약 16.5%를 얻었고, 이달 7일에는 인디애나에서 22%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듯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당시 '트럼프 측의 헤일리 부통령 적극 검토설'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에게 손을 내밀면 그가 갖고 있는 '대학 교육을 받은 공화당원들의 표심'을 끌어올 수 있고 '사법 리스크' 때문에 지불하는 비용 또한 충당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전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표'는 던지겠다고 했지만 적극적인 '지지'로까지 자신의 입장을 진전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귀속되지는 않되, 관계는 적당히 유지하는 전략으로 당에 반하지는 않으면서도 자신에 대한 차별성을 꾀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이번에 승리한다면 헤일리는 그를 백악관에 다시 앉히기 위해 노력한 군인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패한다면 헤일리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WP는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 연설 당시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의 '대중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말을 인용한 것을 거론하며 "아마도 그녀가 정말로 마음속에 품고 있던 것은 대처의 다른 말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한 번 이상 싸워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때때로 그것은 '적어도 지금은 휴전을 선언할 때라는 것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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