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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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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따라가고 싶어”… 심경 밝힌 수류탄 사고 훈련병 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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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사단 신교대서 훈련 도중 폭발 사고로 숨져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던 중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가 온라인 공간에 글을 올려 절절한 심경을 밝혔다.

세계일보

지난 21일 세종시에 위치한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간부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2사단 정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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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하늘나라로 간 32사단 훈련병 엄마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2사단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20대 A 훈련병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생각보다 군 생활 할만하다’, ‘훈련도 받을만하다’며 다음 주에 만나서 맛있는 걸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며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글쓴이는 “목소리에서 제법 군인다운 씩씩함이 느껴졌던, ‘너무 보고 싶다,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힘내시라, 다음 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며 ‘저도 힘낼게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라며 “어쩌다 이렇게 처참하게 먼저 떠나야 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하느냐”고도 토로했다.

이어 글쓴이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해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됐고 사고로 이어졌는지,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라며 “아들이 보고 싶어 아들을 따라 같이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 비통함을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통 속에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글쓰이는 “(아들과) 같이 훈련 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길 바란다”고 군 당국에 당부했다.

세계일보

23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올라온 글. 자신이 육군 32사단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글쓴이가 절절한 심경을 밝혔다. 페이스북 캡처


지난 21일 오전 9시50분쯤 세종시에 위치한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A 훈련병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쳤다. 육군본부는 사고 발생 직후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도록 전 군에 지시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사용된 수류탄은 신형 경량화 세열수류탄으로, 이번에 안전성 분석과 함께 훈련 절차도 살펴보고 있다”며 “A 훈련병의 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세종=강은선 기자,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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