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수류탄 사고’ 엄마는 아들을 보내며…“훈련병들 트라우마 없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21일 오전 세종시에 위치한 육군 제32보병사단 정문으로 응급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부사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육군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 어머니의 심경글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그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비통함을 토로하면서도 아들과 같이 훈련받았던 훈련병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군 당국에 당부했다.



23일 군 위문편지 누리집 ‘더캠프’와 군 제보 플랫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 ㄱ씨가 쓴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ㄱ씨는 “다음 주에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며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고 싶다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힘내시라고 다음 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며 ‘저도 힘낼게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라며 “어쩌다 이렇게 처참하게 먼저 떠나야 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라고도 했다.



ㄱ씨는 “나라에(의)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여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되었고 사고로 이어졌는지 (사고)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라며 “아들이 보고 싶어 아들을 따라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고통 속에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ㄱ씨는 비통함을 말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같이 훈련 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길 바란다”고 군 당국에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ㄱ씨는 “사랑하는 아들 마지막까지 잘 보내겠다. 깊은 애도에 감사드린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한겨레

군 제보 플랫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21일 오전 9시50분께 세종시에 있는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훈련병 1명이 안전핀을 뽑은 채 수류탄을 던지지 않고 있자, 이를 지켜보던 소대장이 안전 조처를 하는 과정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훈련병은 심정지 상태로 국군대전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소대장은 손과 팔 등을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