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7월 4일 영국 운명의 날, 수낵이냐 스타머냐…조기 총선 격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기 총선 발표 후 첫 유세 나선 수낵 총리

리시 수낵(44)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과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키어 스타머(61)의 제1야당 노동당이 오는 7월 4일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명운을 건 일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양대 정당을 이끄는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을 가르게 되며 결과에 따라 영국 정치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집권해 온 보수당이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지지율 열세를 보이면서 현지언론들이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수낵은 대역전을 벼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타머가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있는 남아 있는 상태라 노동당 내부에서도 우위가 완전히 견고하지는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습니다.

수낵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총선일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7월 5일이면 키어 스타머 또는 내가 총리가 될 것이다. 그는 권력을 얻으려 쉬운 길을 택한다는 것을 거듭 보여 왔다"며 스타머 대표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몰아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문제는 여러분이 가족과 나라에 안전한 미래를 위해 누굴 믿느냐"라면서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강점을 강조했습니다.

영국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로 취임한 지 1년 7개월 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의 지지율 부진에도 자신이 안보와 경제를 지킬 최적임자라고 내세우면서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이뤄진 이날 깜짝 연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비에 흠뻑 젖은 수낵 총리가 정치적 도박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내각조차도 발표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도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수낵 총리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9일 만에 낙마하고 나서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습니다.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한 엘리트 출신으로,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 덕에 찰스 3세 국왕보다도 자산이 많습니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보수당 총리들의 잇단 낙마 후 보수당 대표로 선출돼 총선 없이 총리가 됐습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던 물가상승률 둔화와 경기침체 탈출 성과를 냈으나, 이민 급증세 속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을 둘러싼 논란, 국민보건서비스(NHS) 질 악화 등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 20%대 초반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며 노동당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지는 가운데 수낵 총리 역시 개인적인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이번 달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수낵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20%에 그쳤고 비호감도는 71%에 달했습니다.

SBS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노리는 스타머 대표는 이날 조기 총선 발표에 대해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더 나은 미래와 공동체, 나라를 위한 변화의 기회"라고 환영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습니다.

그러면서 "7월 4일 여러분에게는 기회가 있다. 우리는 함께 혼란을 멈추고 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우리는 영국을 재건하고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상하수도 오염부터 범죄 증가, 식품물가 급등까지 거론하면서 "이 모든 건 보수당이 웨스트민스터(정계)에 일으킨 혼란의 직접적 결과"라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노동당은 그동안 당 지지율 우세에 힘입어 조기 총선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스타머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거쳐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수장인 검찰국장을 지냈습니다.

검찰국장은 CPS를 감독하는 검찰총장과 차장에 이어 영국 검찰 조직의 3인자입니다.

키어라는 이름은 좌파 성향인 그의 부모가 영국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지은 것입니다.

그는 리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2014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나 '경'(Sir)이라는 호칭은 내세우지 않습니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거쳐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보다 강경한 좌파로 꼽히는 전임자 제러미 코빈 전 대표와는 거리를 두면서 당을 좀 더 중도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지자들은 실용적이고 절제된 그의 성향이 노동당의 집권에 도움이 된다고 호평하는 반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팔레스타인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무슬림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 노동당 후보가 강경 좌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기도 했습니다.

호감도가 34%로 수낵 총리보다 높지만, 비호감도(51%)가 호감도보다 높게 나오는 등 대중적 인기가 낮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