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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르포] 고라니까지 잡아먹는 북한군…우리 GOP서 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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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사단 GOP 대대 열쇠전망대 방문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24시간 철통경계

아주경제

5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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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북한군 무리의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우리 군은 즉각 대응태세를 준비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했다. 군에 포착된 것은 군사작전을 펼치듯 고라니를 사냥하고 있던 북한군이었다. 북한군은 고라니를 잡아 어깨에 메고 만족스러운 듯 북쪽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어 고라니까지 잡아먹는 북한군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2일 찾은 육군 5사단 일반전초(GOP) 대대에서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통해 예상보다 세밀하게 북한군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경기도 연천 최전방인 이곳에는 열쇠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해발고도 약 350m에 위치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와 북한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지대다. 6·25전쟁 대표 격전지인 티본·에리·폭찹·화살머리·백마고지를 볼 수 있다. 다만 이날 자욱한 안개 때문에 육안으로 보는 것이 제한됐다.

열쇠전망대를 둘러보고 GOP 철책으로 이동했다. 철책 이동 전에는 방탄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했다. 단순한 체험용이 아닌 유사시 대비 목적이다. DMZ는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상기됐다. 방탄복 무게만 7㎏에 헬멧까지 착용하고 철책을 따라 경사진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걸었다. 머리와 등이 땀으로 흥건해졌다.

과거 장병들이 24시간 졸린 눈을 비비며 육안으로 감시하던 GOP 경계작전은 2016년 과학화 경계작전체계 도입으로 완전히 개념을 탈바꿈했다.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 등 총 3단계로 구성된다.

감시단계에서는 열영상감시장비(TOD)인 근·중거리 카메라로 경계한다. 감지시스템으로는 광망이 있다. 철책에는 광망이 촘촘히 걸려 있었다. 광망에는 광전류가 흘러 광망이 조금이라도 절단·훼손되면 즉시 상황실과 지휘통제실에 경고음이 울린다. 통제 단계는 상황실에서 감시·감지시스템을 통합제어한다. 상황실에서 여러 화면을 통해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감시·감지 단계가 발생하면 대대 병력들은 즉각 현장으로 출동한다.

특히 5사단 GOP 대대에서는 수풀투과레이더(FP레이더), 이동식레일로봇 카메라, 인공지능(AI) TOD 등 첨단 경계 전력을 시범 운용하고 있다. 경계의 질적 향상과 병력자원 감소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어 대대 전방관측소(OP)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휘통제실에서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철책을 감시하고 있었다. 상황이 발생하자 경보음이 울리며 빨간 경광등이 깜빡였다. 모니터에는 철책이 곧바로 잡혔다. 화면에는 맷돼지로 보이는 짐승이 광망을 끊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OP 옥상으로 올라가 망원경으로 북측 감시초소(GP)를 직접 봤다. 망원경 렌즈 안으로 본 북측 GP에는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북한군이 초소 안을 드나드는 모습도 식별됐다. 기자단이 부대에 방문한 것을 의식하는 듯 긴장감도 감돌았다.

손영주 5사단 GOP 대대장(중령)은 “부하들이 GOP 작전환경 속에서 심신의 마찰을 이겨내고 굳은살을 만들어 나가도록 도움으로써 매일 성장하는 전투, 결국 이기는 부대를 만들어 내겠다”며 “완전성 있는 경계작전과 전투준비를 통해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을 행동으로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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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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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경기 연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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