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군부독재 타도' 외치다 강제 '지도휴학' 후 독일 유학
"신흥고 민주화운동, 후배들과 공유해 뜻깊어"
신흥고 명예졸업장 받은 박영화(오른쪽)씨 |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44년 전 신흥고 학생들의 의거는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가능했다. 저도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 5월 27일 전두환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 학교를 떠나야 했던 박영화(63)씨가 44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23일 전주신흥고 동문회 등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전북 전주시 신흥고 강당에서 열린 '5·27 신흥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신흥고 제81회 동문이 됐다. 올해 이 학교 3학년은 125회 졸업생이 된다.
박씨는 당시 학교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로 고교 과정을 마치고 고려대 졸업 후 독일로 유학 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이 '뒤늦은 졸업장'을 받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1980년 3학년이던 그는 5월 27일 오전 신흥고 3학년 학생들을 선두로 운동장에 전교생 1천5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 나갔다.
박씨를 포함한 학생들은 '비상계엄 해제', '독재 타도', '민주 수호' 등의 구호를 외치다 계엄군과 경찰진압대에 포위돼 강제 해산됐다.
이후 다수의 학생이 경찰서에 끌려가 구타나 고문을 당했다.
특히 25명의 학생은 퇴학, 무기정학, 지도휴학을 받거나 자퇴해야 했다.
당시 3학년 3반 실장이던 박씨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퇴학 조치에 해당하는 지도 휴학을 받고 학교를 떠났다.
이후 신흥고는 2010년 5·27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학생들의 징계를 모두 무효로 했다.
박씨는 명예졸업장 수여식에서 "신흥고 민주화운동 기억을 후배들과 공감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후배들이 일상에 매몰되지 말고 동료의 어려움과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살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흥고 명예졸업장 받는 박영화(오른쪽)씨 |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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