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 학술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학술원 개원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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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초선 당선인과의 만찬에서 “누가 총선 참패 원인을 물으면, 다 내 잘못이라고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여당의 22대 총선백서에 담길 책임론 소재를 두고 당내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당에 처음으로 직접 밝힌 것이다.
총선 책임론에 대한 윤 대통령 발언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지낸 인요한 당선인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왔다. 인 당선인이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내 잘못이라고 한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당신이 아니라) 다 내가 잘못했다고 하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열린 개원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5.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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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선인들에게 “총선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받아들이되, 개혁만큼은 미래세대를 위해 힘들어도 우리가 확실히 해두자”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의료 개혁 추진으로 빚어진 의정(醫政) 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을 뚜벅뚜벅 해나가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분야별로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은데 너무 (개혁을) 안 하고 있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이런 것들을 고치기 위해서다”라고 이날 말했다. 이어“인기와 상관없이 할 일은 해야 한다. 남들이 눈치 보고 못하는 일을 나는 하겠다”며 “지금은 평가를 못 받더라도, 역사에서 평가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속마음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는 연금·노동·교육·의료 4대 개혁과제와 관련해 “6개월에 한 번씩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분기별로는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께 국정을 보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분기별 기자회견 정례화는 소통 강조 행보의 일환이다.
당정 간 소통 강화도 이날의 주요 화두였다. 이날 비례 당선인들은 의료·군사·과학기술·스포츠 등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한 정책 제언을 차례로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정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국민께 다가가려는 정책들은 (야당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앞선 두 번의 초선 만찬(16일·20일) 때는 배석하지 않았던 성태윤 정책실장이 배석했다.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도 만찬을 함께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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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은 오후 6시쯤 시작해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식사 메뉴로는 고기와 생선회, 탕국 등이 나왔고 화이트 와인을 간단히 곁들였다고 한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테이블마다 “대통령을 위하여”, “무조건 충성” 등의 건배사를 외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 전원에게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는지,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만찬이 끝난 뒤에는 관저 밖까지 나와 한명 한명과 포옹·악수를 했다.
최근 공개 행보를 다시 시작한 김건희 여사도 당선인들을 맞이해 인사했다. 회색 원피스 차림으로 “당선을 축하한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관저에 자주 오시라”며 초선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심새롬·전민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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