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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OTT마다 가격 올리자… 실시간 TV로 몰려간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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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OTT 가입 요금 부담에

저렴하고 채널 다양한 IPTV 선택

여행 등 힐링 콘텐츠 제공도 효과

젊은층 TV시청시간 10%대 늘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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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은 TV를 많이 보지 않는다’란 일반적인 인식을 깨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휴대전화 등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많을 것 같은 2030세대의 TV 시청시간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격을 크게 인상한 데 따른 젊은층의 반발로도 해석된다.

22일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IP)TV 서비스인 ‘B tv’ 가입자의 지난해 실시간 TV 시청시간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의 시청시간은 2022년 대비 각각 11.8%, 1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9.3%, 50대는 6.1%, 60대 이상은 6.4% 증가했다. 전체 시청시간은 평균 9.3% 늘어났다. 올해 1분기(1∼3월)와 지난해 동기를 비교해도 5.1%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시청시간 증가세를 보였다

2030세대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시청시간 증가를 이끌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OTT의 가격 인상을 뜻하는 ‘스트림플레이션’이 2030세대가 IPTV로 이동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5년 만에 요금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비광고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9500원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같은 가구 이외의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수수료를 받는 등 계정 공유도 유료화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9900원 단일 요금제를 스탠더드 및 프리미엄 요금제로 나누며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다.

OTT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콘텐츠를 독점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상호 경성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특정 콘텐츠를 보려면 서로 다른 OTT에 가입해야 하는 등 요금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IPTV의 경우 다수의 OTT를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채널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휴대전화 요금제와 묶어 할인 판매를 하는 결합상품 판매도 젊은층을 견인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OTT들이 자극적 콘텐츠를 양산하는 것과 달리 여행 등 ‘힐링’ 콘텐츠를 다수 제공하는 것도 OTT 대안을 찾는 2030세대에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젊은층의 시청시간이 증가했지만 IPTV와 케이블TV 가입자 등을 합산한 전체 유료방송의 침체는 가속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단자로 집계되며 3634만7495단자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0.1% 줄었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한 것은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OTT 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심의, 의무 채널 편성 등이 대표적인 차별적 규제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현재 OTT와 유료방송의 경쟁이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은 확실하다”며 “유료방송과 OTT 규제에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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