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시인 |
파업
양점숙(1949∼)
전업 주부도
며칠쯤은 파업하고 싶다
고장 난 곰인형처럼
북소리를 멈추고
처녀림 새처럼 날아올라 꿈꾸고 싶다
이십오 시간의 굴레를 훌훌 벗고
며칠쯤은 휴가
며칠쯤의 낭만
여자도 때로는 외롭다오
못에
묶인
거울처럼
-꽃그림자는 봄을 안다(태학사)
아내도 엄마도 여자
가정의 달 5월이 가고 있다. 세상의 가장 기본인 가정. 그런데 우리는 종종 가정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잊고 살듯이
보통 사람의 하루는 스물네 시간이지만 전업주부의 하루는 스물다섯 시간이라고 한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가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며칠쯤은 파업하고 싶다고 한다. ‘고장난 곰인형처럼/북소리를 멈추고/처녀림 새처럼 날아올라 꿈꾸고 싶다’고 한다.
가사노동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못에/묶인/거울’ 같은 그 외로움을 잊고 살았다. 내 아내도, 내 엄마도 여자인 것을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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