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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이제는 유럽으로 눈을 돌릴 때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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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17일 이탈리아 카프리에서 열린 G7 외무장관 정상회담을 앞두고 독일, 프랑스, 일본, 유럽연합, 이탈리아, 카프리, 미국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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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가장 큰 성과라면,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정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의 대표적인 과제는 대중국 정책 수립과 유럽 공략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유럽 공략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G7 가입을 위한 유럽 공략이다. 이번 달 로마에서 열린 한-G7 협력 포럼(ROK-G7 Cooperation Forum)에서 필자는 우리의 G7 가입 가능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탈리아 측 전문가들은 2024년 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대하지 않은 것을 '중대한 전략적 실수(massive strategic mistake)'라고 평가했다. 국내 정치를 고려한 멜로니 총리가 자국 내 이민 문제와 관련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 위주로 G7 정상회의에 초대했지만, G7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적합한 자리가 아니며, 오히려 G7 모임 취지에 맞는 한국을 초청했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G7의 회원국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근 경제안보 시대가 열린 것은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경제안보 시대 주요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핵심품목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바이오 제조 등의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하면 G7 모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것이다. 또한 한국은 G7과 가치를 공유하고 G7과 같이할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G7 가입을 실현시킬 때다.

이를 위한 향후 과제는 유럽 공략에 있으며, 전략적으로 동시 가입 가능성이 높은 호주와 연대하여 공동으로 공략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G7 가입은 모든 대외관계에 잠재적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한일 관계도 제도적으로 안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의 G7 가입은 1:1로 다루기 부담스러운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재건이다. 약 6개월 앞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최근 또다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미군 철수 자체보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국내에서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이 또다시 논의되고 있지만 조금 더 창의적인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글로벌 중추국가 목표를 선언한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짐을 덜어준다(burden-sharing)는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재건협력을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카드로 활용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나라도 있다. 트럼프와 가까운 유럽의 지도자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있다. 공교롭게도 방산협력을 중심으로 한-폴란드 간 전략적 협력이 강화되고 있고, 올해 한-헝가리 수교 35주년을 기념하여 빅토르 총리의 방한 의사가 강하다고 알려졌다.

환경은 무르익었다. 생각의 폭을 확장할 때다.
한국일보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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