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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엔비디아, 실적 기대 높지만…주가 하락해도 단기에 그칠 것[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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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엔비디아가 최근 AI(인공지능) 개발 파트너사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2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3일 새벽 5시 이후)에 실적을 발표한다.

머니투데이

올들어 엔비디아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AI산업 중심이 된 엔비디아

오픈AI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새로운 AI 모델인 GPT-4o를 공개하면서 AI 기술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제공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루 뒤에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가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구글 클라우드가 내년 초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블랙웰 GPU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1~23일 동안 열리는 개발자 회의인 '빌드'(Build)에서 엔비디아의 GPU를 기반으로 발전시킨 AI 기술들을 선보이게 된다.

이렇듯 AI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가 22일 장 마감 후에 회계연도 2025년 1분기(올 2~4월)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분기 연속 200%대 매출 성장세

LSEG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엔비디아는 지난 2~4월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3% 급증한 246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엔비디아는 3분기 연속으로 200%가 넘는 매출액 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이 같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매출액을 발표하는데 그친다면 주가는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엔비디아는 지난 1년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매출액을 공개해왔고 이번에도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당연히 전망치 이상의 매출액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올 1월 분기에 전망치를 17억달러, 8.4% 웃도는 매출액을 공개했다. 지난해 8~10월 분기에는 매출액이 전망치를 19억달러, 11.9% 상회했다.


"매출액, 최소 15억불 상회해야"

서스퀘한나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롤랜드는 지난 20일 투자노트에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보합세를 보이려면 지난 2~4월 분기 매출액이 전망치를 최소 15억달러는 웃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가 또 한번 "강력한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를 얼마나 상회하느냐가 진짜 논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엔비디아의 제품 주문부터 배송까지 걸리는 리드 타임이 짧아졌다며 이에 대해 엔비디아가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드 타임 단축은 "수요 감소 때문이라기보다 공급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롤랜드는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1050달러에서 11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엔비디아가 "합리적인 주가수익비율(PER)로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를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에도 모멘텀 약화 없을 것"

로젠블라트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한스 모제스만은 "4월 분기 실적은 공급이 개선된 가운데 전년 같은 기간의 실적 수준이 높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1월 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여전히 시장 컨센서스는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 관심을 끄는 이슈 중의 하나는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에 블랙웰 기반의 칩을 출시함에 따라 고객사들이 블랙웰로 옮겨가면서 실적 모멘텀이 다소 주춤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제스만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블랙웰 기반의) B200과 GB200은 실제로는 2025년 제품이며 B200과 GB200으로의 전환은 진정한 세대교체를 주도할 것"이라며 "블랙웰은 최소 1년분 물량이 완전히 매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후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모든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추세적 아이디어로 공감을 얻고 있는 (AI) 스토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400달러를 제시했다.


"주가 하락해도 단기에 그칠 것"

레이몬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인 스리니 파주리도 엔비디아의 AI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H100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AI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클라우드 회사간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블랙웰 생산에 앞서 엔비디아 고객사들의 자본 지출이 중단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AI에 필요한 컴퓨팅은 최근 오픈AI의 GPT-4o와 구글의 제미나이 1.5 프로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주리는 올들어 엔비디아 주가가 90%가량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실적 기대감이 결코 낮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 출시될 블랙웰 기반의 칩을 고려하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순이익은 5배 이상 급증 기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적인 입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AI 칩을 만든다고 해도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최소한 7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지난 2~4월 분기 예상 매출액 246억달러 가운데 210억달러 이상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아마존, 오픈AI 등 AI 회사들이 주요 고객사인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GPU, 이른바 AI 칩은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지난 2~4월 분기 순이익은 13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3~4년간 매출 3~4배 늘 것

나일스 투자관리의 창업자인 댄 나일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AI 인프라가 구축되는 현 시점에서 엔비디아의 위치는 1990년대 인터넷이 구축되던 당시 중심에 있었던 시스코 시스템즈에 비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코 주가가 2000년 초 정점까지 3년간 몇 차례 급격한 하락을 겪긴 했으나 총 4000% 폭등했다며 엔비디아 주가도 비슷한 사이클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직 AI 구축 초기 단계에 있다"며 "향후 3~4년간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현재 수준보다 3~4배 늘어날 것이고 주가도 그에 따라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성장세 둔화 우려도

투자은행인 번스타인은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총 자본 지출이 2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의 GPU 를 비롯한 AI 인프라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지난 3월에 35만개의 엔비디아 GPU가 포함된 컴퓨터를 구입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엔비디아의 황 CEO와 재킷을 바꿔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엔비디아의 매출액 성장세가 올 5~7월 분기부터는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AI가 생각만큼 빨리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 동안 얼마나 많은 과잉 생산이 창출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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