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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윤곽 드러낸 '1기 신도시' 재건축] "첫 타자 아니면 기약 없어" 1기 신도시 단지들 '들썩'... 지자체·건설사도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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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 5개 단지는 서로 대지를 공유하고 있어서 단독으로는 재건축이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않으면 언제 재건축이 될지 모릅니다."(양지마을 통합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 A씨)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기 일산, 분당 등 재건축 대상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선도지구 지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자 매매 수요가 살아나면서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1기 신도시 수주전에 적극 나서며 구애에 나서고 있다. 다른 재건축 사업보다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단지별 재건축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통합 재건축을 함께 추진하던 단지 간 분열 조짐도 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1기 신도시 내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선도지구 지정을 추진 중인 양지마을은 다음 주 시행사 선정을 위한 주민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다음달 국토교통부가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하기 전에 시행사를 선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지마을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주민 동의율이 82%에 달한다"면서 "다음 주에는 8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신탁사를 선정해 선도지구 공모신청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솔1·2·3통합재건축추진위는 지난 7일까지 도시계획 분야 협력업체에 대한 경쟁입찰을 진행했다. 추진위는 선도지구 지정조건, 기부채납 기준 등을 숙지해 선도지구와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단지 간 갈등도 격화될 조짐이다. 선도지구 지정이 유력한 단지로 거론된 분당 시범단지는 역세권(2곳)과 비역세권(2곳)으로 나뉘어 선도지구 공모에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범단지인 한신·한양·우성·현대아파트 4곳이 함께 통합 재건축을 하기 위해 추진위를 설립했지만, 분당지역 8000가구+알파(α)가 선도지구로 지정되게 되면서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분당 시범단지 4개 단지의 총 가구 수는 7769가구에 달한다. 이는 분당에 배정된 전체의 80%를 넘는 규모로, 탈락 1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선도지구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1기 신도시 집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1기 신도시 지역의 집값은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신고가 거래가 속출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5단지풍림아파트' 전용 192㎡는 지난달 23일 2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거래된 17억2000만원 이후 최고 가격이다. 백현동 백현마을8단지 역시 145㎡의 지난달 거래가는 21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20억원 대비 1억3000만원 상승했다.

평촌에서도 매맷값이 치솟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안양시 평촌동 '평촌e편한세상' 전용 157㎡는 지난달 17억2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평형대의 직전 최고가인 2021년 2월 14억9800만원과 비교하면 2억2200만원 올랐다. 부천 중동 은하마을대우동부 193㎡도 지난 3일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 7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억3000만원 올랐다.

매매 수요도 증가 추세다. 올해 1~4월까지 일산 서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7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712건) 대비 23% 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산 동구도 11% 늘었다. 부천 원미구, 군포시도 각각 19%, 32%씩 늘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자치구에서 더 많은 선도지구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사격에 나선 모습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10일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을 만나 분당에 선도지구 최다 지정을 요청했다. 고양시도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용역' 대상지 공모를 진행하며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재건축 선도단지 수주 활동에 나섰다. 빠른 재건축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027년에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분당 시범단지 통합재건축 설명회 등 다수의 설명회에서 주거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를 마친 상태다. 현대건설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 1~3단지 통합재건축 설명회에 참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1일 군포시 산본6구역 을지·세종아파트 통합재건축 주민 설명회에 참여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기 신도시는 계획 도시인 만큼 아파트 중심으로 정비 구획이 확실히 구분돼 있고, 입주민 동의 및 정책적 뒷받침만 된다면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 노후도시특별법 시행 후에는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상향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사업성이 우수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봤다.
아주경제=남라다 기자 nld812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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