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국 워싱턴 DC의 주유소의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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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100만 배럴의 휘발유(비축유)를 풀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론에 수요 악화 우려가 나오면서다.
김주원 기자 |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하루 사이 1.1% 하락한 배럴당 84.18 달러에 거래됐다. 중동발 전쟁 확전 위기로 90달러를 뚫었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7.4% 급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82.88달러)도 전날보다 1% 내렸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 영향이 크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여름철 휴가를 앞두고, 기름값을 잡기 위해 북동부에 보유한 100만 배럴의 재고를 방출할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21일(현지시간) ”차량 운전이 많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주는 휘발유 가격이 들썩이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미국 자동차협회(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8L)당 3.598달러다. 1년 전(3.539 달러)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국제유가 흐름에 주목하는 건 기름값이 뛰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소비를 둔화시킬 수 있어서다.
이달 초 신용평가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 만큼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며 “미국의 소비자 휘발유 가격이 2~3개월 이상 갤런당 4달러를 넘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할 정도다.
최근 Fed 주요 인사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도 국제 유가 오름세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1일(현지시간) Fed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앞으로 3~5개월 동안 (물가) 데이터가 계속 둔화한다면 올해 말 정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적어도 9월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었다. 또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 산업과 소비자의 원유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동 산유국이 4~9월 냉방시즌을 맞아 자국 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기타 주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가 오는 6월 1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자발적 감산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은 낮아졌지만, 앞으로 겨울철 한파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을 고려하면 (국제유가 상단은) 연말까지 배럴당 95달러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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