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2일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열린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 규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한문을 낭독을 마친 후 자리에 앉아 있다. 조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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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에 세워진 한국 소녀상은 그 나라를 지켜주고 전쟁없는 세계 평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지금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마지막 부탁으로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제발 베를린에 있는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소녀상은) 그 나라를 지켜주는 할머니들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인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96)가 22일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대학생연합단체 평화나비네트워크 등이 주최한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 세계 수많은 전시성폭력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의 역사를 기억하는 독일이 될 것을 요청한다”며 베를린시의 소녀상 영구 존치를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16일(현지시간) 카이 베그너 독일 베를린 시장이 일본을 방문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만나며 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데 대한 반발로 이뤄졌다. 베를린시는 베그너 시장이 가미카와 외무상에게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엔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열린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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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선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는 “일본 정부의 눈에 평화의 소녀상이 거슬린다는 것은 소녀상이 세계 시민들에게 인권을 유린하였던 과거의 전쟁 범죄에 경각심을 가하고 평화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는 것을 오히려 방증한다”며 “베그너 시장은 전쟁 범죄를 기억하고 반성하고자 하는 독일 시민들의 진심을 짓밟지 말라”고 말했다.
독일 소녀상을 세운 한독단체 코리아협의회의 한정화 대표의 서한문도 대리낭독됐다. 한 대표는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독일대사관에 보내는 서한문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가해국인 일본의 범죄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여성 성폭력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침묵을 깬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이어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이) 여성 폭력 상징 기념비를 설립하는 과정에 일본 대사관을 토론에 개입시키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언까지 했다”며 “평화의 소녀상이 초국가적인 여성 인권의 상징임을 독일 정치가와 관료들에게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용수 인권운동가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한독일대사관을 방문해 독일·일본·미국·노르웨이 등 시민단체 173곳과 시민 1861명이 연대 서명한 서한문과 이용수 인권운동가의 편지, 한정화 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의 서한문 등을 전달했다.
☞ ‘베를린 소녀상’ 철거되나···베를린 시장, 일본 외무상 만나 “변화 중요”
https://www.khan.co.kr/world/japan/article/202405191427001
☞ [여적]“내가 소녀상이다” 가면시위
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2309182007001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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