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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옥성환 이니텍 대표, 취임 후 첫 성적표 '흑자전환'…그런데 매출은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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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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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KT그룹 금융보안 전문기업 이니텍이 옥성환 대표 체제에서 첫 성적표를 받았다. 적자 터널 끝에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30% 꺾이며 '웃픈(웃지만 슬픈의 준말)' 성적을 냈다.

유의미한 흑자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니텍 측은 시스템통합(SI) 비중을 줄이고 보안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매출 영향이 발생했다는 입장인데, 일부 연구개발비와 인력 규모까지 줄고 있는 상황이라 남은 4분기까지 실적 상승세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텍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100만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이니텍은 2020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3년가량 손실을 면하지 못했다. KT 상장 계열사 중 적자 터널이 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올해 초(공시 기준 1월18일) 이니텍 새 수장으로 선임된 옥성환 대표는 임직원 소통 간담회에서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옥성환 체제로 전환한지 3개월 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셈이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달리 매출은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은 90억4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37% 줄었다. 이니텍은 SI와 보안사업 비중을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영향으로 매출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니텍은 크게 ▲보안 ▲금융 정보기술(IT) 등 두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금융IT 분야에서 캐시카우로 여겨진 핵심 사업은 SI다. PC 혹은 모바일 기반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이다. 다만 SI 사업은 수주에 따른 매출 폭이 큰 반면 이익이 낮다는 특징이 있어, 실적 개선이 필요한 이니텍에게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이니텍은 1분기 SI 사업을 축소하고 본질인 보안사업을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매출 기여도가 컸던 SI에 힘을 빼면서 관련 실적 또한 하락했다는 취지다. 대신 보안사업을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니텍은 암호·인증 분야에서 공개키기반구조(PKI), 데이터베이스(DB) 보안, 통합접근관리(SSO/EAM) 솔루션 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옥 대표가 소통 간담회에서 "사업 본질에 집중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옥성환 대표 체제로 전환한 동시에 흑자를 낸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이지만, 보안사업을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점은 올해 수익성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미래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려 요인이 존재한다. 이니텍은 1분기 경상연구개발비로 약 2억9068만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분기(3억5927만원) 대비 줄어든 수준이다. 경상연구개발비는 신기술을 연구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투입되는 일정 비용을 뜻한다.

사업을 이끌어갈 인력도 줄고 있다. 이니텍이 이달 공시한 올해 첫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까지 합친 직원 수(3월31일 기준)는 157명이다. 지난 사업보고서(2023년 12월31일 기준)에서 직원 수가 177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탈자가 다수 발생한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원가율이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반사이익을 누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 특성상 사업 패러다임이 한 번에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개발 이전에 기술 유지나 관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상황에 고착된다면 예전 제품군만 꾸준히 판매하는 수순을 밟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0만원대 흑자에 일희일비할 수 없지 않냐"며 "이니텍은 짧은 주기로 대표가 바뀌면서 조직개편이 잦은 KT와 비슷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보안과 SI 사업 전략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올해 진정한 '흑자전환'을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니텍은 보안분야에서 '영업대표'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일반 영업이 아닌 보안 분야에 특화된 기술영업 인재가 필요해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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