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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엄마 아빠, 80년대처럼 춤춰봐”…MZ자녀-부모 사로잡은 틱톡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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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밴드 ‘브론스키 비트’의 1984년 발매곡 ‘스몰타운 보이’의 디스코 리듬이 흐르자 화면 속 백발 여성의 눈빛이 돌연 강렬한 분위기로 바뀐다. 또 다른 남성은 시큰둥했던 얼굴에 갑자기 작은 미소를 띠더니 어깨를 흔들며 화려한 스텝을 밟는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에서 유행하는 ‘1980년대 춤 챌린지’에 동참한 MZ세대의 부모들이다.

동아일보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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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캡처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20~30대 자녀들이 50~60대인 자신의 부모에게 이 노래를 틀어주고 “1980년대식으로 춤을 춰달라”고 말한 뒤 부모의 반응을 영상에 담는 챌린지가 유행이다. 틱톡에는 이 음악을 사용한 영상이 6만 개 넘게 올라왔다. 인기 있는 영상은 조회수가 수천만 회에 이른다. ‘김렛’이라는 이용자는 “우리 엄마한텐 타임머신이 필요 없지”라며 감탄했다. 다른 이용자는 “부모님이 분명히 춤추는 법을 까먹었다고 했었는데…”라며 웃음 짓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부모들도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미국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타바타 린(30)의 어머니 리앤 린(57)은 NBC 방송에 “젊었을 때 항상 춤추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음악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라며 “딸과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됐다”고 웃었다. 발레리 마르티네즈(23)의 어머니 예안 벨라케즈(58)도 “노래의 반주를 듣자마자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80년대 댄스 챌린지’가 전 연령대를 사로잡은 것은 자녀에게는 부모의 ‘숨겨졌던’ 면모를 드러내는 재미를 주고, 부모에게도 20대 시절의 향수와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1980년대는 영미권 대중문화의 황금기로 꼽힌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바네사 안토나치(29)의 아버지 존 안토나치(57)는 “패션부터 음악까지 우리 세대에게 80년대는 모든 면에서 독특한 전환기였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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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캡처


이번 유행은 부모와 자녀가 세대를 뛰어넘어 문화로 소통하도록 돕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틱톡 댓글 창에서 이용자들은 “부모님들이 춤을 시작하자마자 20년은 젊어지는 것 같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쿨하신데?”, “80년대 정말 멋진 시대였네”와 같은 다양한 감탄이 쏟아지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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