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문 밖을 나서는 김호중. 이날 김씨는 경찰서 앞에 진치고 있는 취재진 앞에 서길 거부하며 조사가 끝난 후 6시간 넘게 귀가를 미루다 포토라인에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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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인(公人)이라면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 가수 김호중은 그 같은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렸다. 그의 범죄는 음주운전에서 시작됐는데 사고를 낸 후 곧바로 도주하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해당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소속사 관계자들과 모의해 거짓말을 하고 증거를 없애기까지 했다. 오죽하면 음주운전에 적발되지 않기 위한 정석을 보여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호중은 열흘 동안 범행을 부인하며 예정된 공연을 강행하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에 기댄 비뚤어진 팬덤문화 역시 지금의 김호중 사태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극성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김호중이 공연을 강행할 수 있었다. 지난 19일 소속사를 통해 음주 사실을 인정할 당시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 팬카페에 먼저 입장을 밝히며 팬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일부 팬들은 그를 두둔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김호중은 막대한 공연 수익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김호중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수많은 대중의 비난이 쏟아졌고 이제는 팬들마저 그를 등지고 있는 분위기다. 방송국, 콘텐츠 제작사, 공연 기획사 등도 차례로 김호중을 ‘손절’하고 있다. 한 문화평론가는 “김호중이 극성 팬덤과 함께 갈라파고스에 고립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런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고도 김호중이 지키고 싶어하는 것은 돈일 수도, 그를 감싸는 일부 극성 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그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이미지 손실을 입었다. 고난의 시절을 거쳐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항상 꿈을 강조해왔지만 이제는 그의 그 꿈을 응원할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진영화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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