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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옷 회사가 왜?"…패션사들, '고가 화장품' 투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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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한섬, 코스메틱 실적 개선
신세계인터, 럭셔리 제품 해외투자
한섬, 매장 늘리고 할인 마케팅 진행
고마진 '코스메틱' 사업 수익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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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 화장품 사업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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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대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이 고가 화장품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양사의 화장품 사업은 최근 3년 새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악화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년보다 수익성이 개선되자 이 기세를 몰아 고가 화장품 사업에 집중 투자해 럭셔리 수요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에 집중 투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스메틱 사업 중 하이엔드 럭셔리 ‘스위스퍼펙션’에 집중 투자에 나선다. 스위스퍼펙션을 북미,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 등에서 적극적으로 확장해 3년 내 소매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스위스퍼펙션의 가격은 크림 20만~80만원대, 세럼 40만원대 등이다.

또 연작, 뽀아레, 비디비치와 같은 자체 브랜드에도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3월 론칭한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는 지난 4월 미국 LA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참가해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더불어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화장품에도 향후 유망한 브랜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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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스위스퍼펙션'(왼쪽), 한섬 '오에라' 제품 예시 / 사진= 각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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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은 지난 2월 화장품을 제조하는 한섬라이프앤에 30억원을 대여했다. 지난해 12월 90억원에 이은 추가 지원이다. 여기에 최근엔 할인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한섬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는 최근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오에라는 론칭 당시 크림 제품 가격이 120만원에 달해 눈길을 끌었던 브랜드다.

마케팅도 본격화했다. 오에라는 최근 가정의 달을 공략한 인기 선물 제품을 할인 판매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선 바우처별로 최소 금액 이상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출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매장 수도 늘렸다. 오에라 매장은 2021년 4개에서 현재 백화점·면세점 등 총 13개로 늘었다.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대표 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 프레스티지'를 비롯해 남성용 제품 '오에라 옴므 컬렉션',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강화한 '스킨터치 하이드라 글로우 선쿠션', 미백크림·미스트 클렌징 워터 등 40여 종의 제품을 운영하고 있다.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10만원대의 제품도 운영 중이다.

실적 개선 '청신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코스메틱(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지난 3년간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은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실제로 코스메틱 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256억원에서 지난해엔 152억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엔 해외사업 영업이익이 3000만원 수준을 기록하며 전년(45억원) 대비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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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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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코로나 이후 해외에서 비디비치 실적 회복이 더딘 탓이 컸다. 또 2020년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의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설비에 투자에 나섰던 것이 해외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자체 화장품과 수입 화장품이 모두 호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특히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6%, 럭셔리 뷰티 브랜드 '뽀아레'는 63.1% 늘었다.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 등 자체 브랜드도 성장세를 보였다. 비디비치의 경우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의 물량 감소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중국 수출 물량을 확대하며 중국법인 매출은 증가했다.

여기에 수입화장품 브랜드가 약진하면서 호실적에 기여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기존의 인기 향수 브랜드 구축에 이어 지난해 로라메르시에, 다비네스 등을 추가로 수입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적자 폭 줄였다

한섬도 올 1분기 화장품 사업의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 한섬의 화장품 제조 사업을 맡고 있는 한섬라이프앤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전년 (14억원)보다 1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 늘었다.

앞서 한섬라이프앤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62억원, 2022년 47억원, 지난해엔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1년 7억원에서 지난해 48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사업인 만큼 매장 오픈과 신제품 출시 등의 초기 투자비용이 들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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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의 화장품 사업인 한섬라이프앤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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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은 지난 2021년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섬이 수입유통 중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니치향수 브랜드는 한섬라이프앤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섬 관계자는 "오에라는 VIP 고객을 중심으로 두터운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고 최근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함께 신규 고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실적 회복세 이어갈까

양사가 코스메틱 사업에 힘을 주는 것은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패션사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메틱 사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액 중 코스메틱 비중은 33.7% 로 1년 전(29.4%)보다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메틱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마진의 코스메틱 사업부가 과거만큼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점은 장기적인 숙제"라며 "1분기에 낮아진 마진은 2분기부터 투자 부담이 완화되며 완만히 회복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섬도 코스메틱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한섬은 오에라가 론칭 1년 만에 재구매율이 50%를 넘어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업계에서는 신규 스킨케어 화장품이 시장에 안착하는데에 약 5~7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오에라는 그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섬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들을 지속 선보이고, 주요 백화점·면세점 등 영업망 확대를 통해 대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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