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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놓고 전현직 검찰총장이 맞붙는 모양새다.
그동안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진실은 밝혀진다” 등의 거짓말을 일삼은 김씨의 변호를 조남관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맡은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의 사법 방해에 엄중 대응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김씨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이 총장이 직접 수사 지휘에 나선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뉴스1 |
이 검찰총장은 20일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운전자 바꿔치기 ▲계획적 허위 진술 ▲진상 은폐 등 사법 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 총장은 “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관련 처벌 과정을 적극 적용하고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 판단에 (사법 방해 정황을) 적극 반영하라”고 말했다.
대검은 “기존 법령과 판례로는 혐의 입증과 처벌에 어려움이 있었던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을 법무부에 입법 건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의심되는 사람이 적발을 면하려고 의도적으로 술을 더 마시면 1~5년의 징역형 또는 500만~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인데, 형량은 음주측정거부죄와 같다.
이총장의 지시는 김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운전자를 속이고 인근 호텔에서 머무르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뺑소니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그의 몸에서 알코올 부산물을 검출한 뒤에야 음주를 인정한 것이다.
조남관 변호사. |
김씨는 이날 자신의 변호를 맡은 조 변호사를 통해 “너무 힘들고 괴롭다”며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역시 오는 23~24일 예정된 대형 콘서트를 강행하기 위해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의심된다.
김씨가 ‘호화 전관’을 끼고 여론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변호사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한 인물로, 조 변호사는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후 27년간 검사로 활동했다. 조 변호사는 서울 강남경찰서 사건을 송치받는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수 김호중 한 명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흔들고 있다”며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현직 검찰총장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수시를 직접 챙기고 국민들이 보고 있어 수사는 한치의 오해도 없게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매니저의 허위 자백 이후인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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