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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현장] 유모차 탄 강아지로 '견산견해'...국내 최대 펫 산업 박람회 '메가주' 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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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전국 각지서 열린 펫 박람회
최대 5만 명까지 구름 인파 몰고 다녀
고급 사료·영양제 등 저렴하게 살 기회
'기다려 대회' 같은 놀거리도 풍부
한국일보

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입구.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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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쯤 찾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알록달록 꼬까옷을 입은 반려견을 태운 '개모차(개+유모차) 부대'가 줄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이날은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메가주'(Megazoo)가 열린 마지막 날이었다.

전시 업체 메쎄이상은 2018년부터 '메가주'와 '케이펫'(K-pet)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부산·경기 고양시 등에서 펫 산업 박람회를 열고 있다. 매년 행사에 참여하는 회사만 수백 곳에 이르고 참가자도 2만~5만 명 규모여서 개최할 때마다 그야말로 '견산견해(犬山犬海)'를 이룬다.

17일부터 사흘 동안 킨텍스에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도 다양한 중소 기업부터 '펫 프렌들리 도시'를 자처한 지방자치단체까지 모두 385개 단체가 722개 부스를 차렸다.

사료부터 디저트까지... 시식해 보고 구매하세요

한국일보

한 대형견이 동학식품의 반려견용 구슬 아이스크림 '멍미'를 맛보고 있다.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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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에 참여한 회사의 업종은 다양했지만 대다수는 사료나 간식 등 반려동물의 먹거리를 만드는 곳이었다. 반려견 입맛에 맞는지 직접 시식해볼 수 있게 한 곳도 많았다. 부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사료를 구경하던 몰티즈 견주 김모(33)씨는 "아이들 입맛에 맞는지 먹여 볼 수 있어서 좋다"면서 "펫 페어에선 할인 이벤트도 많아 올 때마다 대량으로 구매해 저장해 둔다"고 말했다.

특히 다채로운 '디저트'가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슬 아이스크림 '미니멜츠' 제조사 동학식품은 이번 박람회에서 반려견 전용 구슬 아이스크림인 '멍미'(멍+味)를 선보였다. 면역력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포스트 바이오틱스와 유기농 아가베 시럽 등이 쓰였고 사람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게 만든 게 특징. 직접 맛보니 구슬 아이스크림 특유의 달콤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건강한 맛이었다.

비대면 문진 통해 '1:1 맞춤형' 영양제까지

한국일보

펫테크 기업 '이퀄' 부스 앞에 몰린 인파. 이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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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은 2021년 대비 15% 성장한 224억 원 규모였다. 2018년 126억 원에서 두 배 가까이 커진 수치다. 이날 방문객들도 영양제 관련 기업 부스에 많이 몰렸다. '이퀄'이라는 브랜드의 부스 앞에 있던 대기줄이 특히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올해 처음 참가한 이 회사는 반려동물에게 '1:1 맞춤 설계'로 영양제를 제공하는 펫테크 브랜드다. 이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공지능(AI) 비대면 문진'을 받으면, 15개 단일 성분으로 제조한 영양제 중 반려동물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영양제를 골라 배합해 준다. 국내외 수의사 6인이 문진 알고리듬 설계 및 영양제 제작에 참여했고 코스맥스펫 등이 제조를 맡는다.

반려동물은 품종별 유전적 특징 때문에 취약한 부분도 서로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어 허리가 긴 닥스훈트는 다른 견종에 비해 허리 디스크에 걸릴 확률이 수십 배 이상 높다. 황보현 이퀄 최고문화책임자(CCO)는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늦추는 등 조절할 수 있게끔 영양 설계를 일 대 일로 돕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기다려' 최강자 뽑는 대회도... 우승 견주 "너무 기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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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토요타자동차가 연 '바른 DOG 기다려! 최강전' 대회 결승전.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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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자 전시관 중앙 그라운드에서 토요타자동차가 개최한 '바른 DOG 기다려! 최강전'이 열렸다. 간식과 장난감 등 다양한 방해 작업을 이겨내고 끝까지 주인을 기다린 강아지를 뽑는 대회다. 장장 한 시간 동안 10경기를 치른 끝에 포메라니안 태양이(7)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매년 펫 박람회를 찾아 즐긴다는 보호자 이병전(36)씨는 "태양이가 평소에도 워낙 짖지 않고 얌전해 주변에서 성대 수술을 한 걸로 오해할 정도"라면서도 "우승은커녕 예선 탈락을 예상했는데 태양이가 너무 기특하다"고 활짝 웃었다.


고양=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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