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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한은의 경고 "금리인하 땐 부동산 쏠림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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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 연8%↑···작년 2734조

명목 GDP 대비 비율 122% 돌파

"생산적 부문으로 공급 유도해야"

서울경제


최근 기업대출 증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하 때는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BOK 노트-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기업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2734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1699조 원)과 비교해 1000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평균 상승률이 8.3%에 달해 해당 기간 명목성장률(3.4%)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말 92.5%에서 지난해 말 122.3%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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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가 폭증한 것은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PF 같은 개발 사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부동산 개발업 대출은 2017년 66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179조 7000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부동산 임대업 대출액 역시 2017년 165조 7000억 원에서 지난해 339조 5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당시 개인사업자 지원 조치도 한몫했다. 2017~2019년 연평균 24조 원이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폭은 2020~2022년 54조 원으로 늘었다.

실적 부진으로 기업의 영업자금과 시설투자자금 수요가 확대된 것도 대출 증가의 원인이다. 기업의 시설자금대출은 2017년(-2.4%)과 2018년(-2.8%), 2019년(-5.3%) 등 3년 연속 줄었지만 2020년에는 12.2%로 크게 늘었다. 다만 한은은 국내 기업이 빚을 내는 동시에 유상증자 같은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건전성 측면에서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122%)은 독일(200%), 일본(145%) 등과 비교해 낮다.

문제는 부채의 질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 한계기업(이자 보상 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의 부채 비중이 커지는 등 부채의 질이 떨어지는 사실은 위험 요소로 꼽혔다. 전체 일반 기업 차입 부채 대비 한계기업 부채 비율은 2021년 말 14.7%에서 2022년 말 17.1%로 높아졌다.

한은은 앞으로 금리 인하 시기에 부동산 부문으로 기업대출이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기업 신용(빚)이 국가 경제 관점에서 생산적 부문으로 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부실 우려가 큰 PF 대출 등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부문의 점진적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또 “특히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신용 공급이 부동산 부문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거시 건전성 정책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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