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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우리집에도 '로봇집사' 들여볼까 … 5년뒤엔 車 한대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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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머스크 X 캡처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380억달러(약 51조5000억원) 규모로 커지고, 로봇 출하량이 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해 골드만삭스가 발표했던 전망치와 비교해보면 시장 규모는 무려 6배, 로봇 출하량은 4배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기가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께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될 것"이라며 "로봇 원가와 시장 트렌드 추이를 살펴봤을 때 과거 예상보다 로봇 상용화 시기가 더 일찍 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상용화 전망 시기를 앞당긴 이유는 크게 생성형 인공지능(AI) 발전과 로봇 제작 원가의 하락으로 압축된다. 디지털 공간에 머물렀던 AI 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기계가 사람처럼 인식·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챗GPT처럼 자연어 명령만으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로봇의 학습체계를 완전히 바꾸면서 로봇의 활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로봇의 특정 행위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일이 세분화된 명령을 내려야만 했다.

하지만 로봇에 AI라는 두뇌가 장착되면서 로봇은 단순히 고철덩어리가 아닌 '생각하는 기계'로 변신하고 있다. 치솟는 인건비와 코로나19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 등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기술 고도화로 로봇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지능형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로봇 생산 비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사양 로봇 제작 비용은 2022년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서 2023년 15만달러(약 2억원) 수준으로 40%가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골드만삭스는 "고정밀 기어부터 액추에이터까지 로봇의 핵심 부품 가격이 과거 예상보다 저렴해지는 추세"라며 "적어도 로봇 부품에 대해선 글로벌 공급망이 폭넓게 형성돼 있는 데다 설계 및 제조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원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장용 휴머노이드는 1년, 소비자용 휴머노이드는 기존 전망보다 2~4년 앞서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을 5년 내 2만달러(약 2700만원)대로 낮춰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이 기피하는 '위험하고 더럽고 단조로운' 작업에 우선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자동차 제조, 재난 구조, 원자로 작업과 같은 부문에서 노동 대체율을 5~15%로 가정할 때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수요는 10년 내 35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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