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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드디어 베일 벗었다” 현대차 삼성동 빌딩…서울시는 ‘발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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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층 타워동 2개 포함 6개 건물 예정
타워동 상층부엔 전망대 호텔 배치
자율주행, UAM 등 차세대 기술 융합
저층부 4개동엔 공연장 컨벤션센터 등

105층 기존 설계안 변경에 시와 마찰


매일경제

현대차그룹이 20일 밝힌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55층 높이 타워동 2개에는 업무시설과 함께 전망대, 호텔이 들어선다. 타워동을 둘러싼 녹지공간 주변에는 공연장, 컨벤션 센터 등이 입주하는 4개의 저층부 건물이 마련될 전망이다. [사진 =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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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와 계획안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63빌딩과 비슷한 높이의 55층 타워동 2개와 4개 저층부 건물을 짓고, 타워동에는 현대차그룹 신사업 분야인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도심항공교통)기술을 융합한 시설로 구성할 계획이다.

20일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구상을 담은 GBC 콘셉트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계획했던 105층 건물 1개동을 55개층 타워동 2개로 나눠짓고 4개 저층부 건물도 추가한다는 내용의 설계변경안을 지난 2월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계획안은 설계 변경 이후 현대차가 처음으로 내놓는 밑그림이다.

랜드마크 1개동 대신 총 6개의 건물을 짓는 만큼,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부지를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녹지와 공연장 등이 입주하는 복합단지 성격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취지에서 시설 이름도 기존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로 바꿨다.

2개 건물로 구성되는 타워동은 높이 242m로 63빌딩(249m)와 유사한 높이로 마련된다. 부지의 대각선 양 끝에 마련되는 타워동 2개는 부지의 핵심 건물로 현대차그룹의 업무시설 역할을 맡게 된다. GBC 건립의 주목적이 그룹 통합 사옥 마련인 만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본사사옥 임직원 뿐만 아니라 수도권 곳곳에 자리한 계열사 조직까지 한 자리에 모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PBV(목적기반차량), UAM 등 신사업 관련 기술을 건물 인프라와 융합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타워동은 자율주행, PBV와 관련한 전시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UAM 정거장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의 역할도 타워동이 맡게 될 전망이다.

최근 네이버가 신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립하면서 로봇이 빌딩에서 낮에는 배달부, 밤에는 경비원의 역할을 맡고 있는데, 로보틱스랩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 역시 타워동에 이 같은 기능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3빌딩에 버금가는 높이인 만큼, 2개 타워동 상층부에는 각각 전망대와 최고급 호텔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저층부 4개동에는 전시·컨벤션 센터,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이 자리한다. 현대차그룹은 GBC 단지 중앙에 대규모 녹지공간을 조성해 도심숲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와 연계해 저층부에는 시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화시설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을 ‘잠실 스포츠 마이스(MICE)단지’로 조성하는 개발 계획을 진행중이다. GBC가 종합운동장과 탄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만큼 코엑스, GBC, 잠실 MICE, 한강까지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GBC 건축은 영국 블룸버그 유럽 본사, 미국 ‘애플 파크’를 설계한 영국 대표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GBC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와 9200명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2016년 105층 랜드마크 기준 설계도를 제시한 이후 8년 만에 설계안을 대대적으로 수정해 내놨지만, 설계안이 실현되기까지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의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의 이번 수정안에 대해 서울시가 불쾌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건물 높이가 당초 계획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만큼 조례에 의거해 ‘사전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가 2016년에 마련한 기존 105층 건축계획에 대해 초고층 랜드마크의 공사비 부담을 감안해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2300억원 가량 깎아줬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고층으로 추진한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많이 준건데 그 계획이 바뀌었으면 협상 테이블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 디자인 변경안은 용도, 용적률이 바뀌지 않았고 건물 높이와 디자인 등 건축계획 위주의 변경이라 추가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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