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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작년 한국 해외직접투자 44% 미국에…반도체·배터리 투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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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보고서…韓기업의 미국 대외수출 기여도 26개 주요국 중 5위

미국 진출 韓기업, 고용규모 작지만 급여 높아 '양질 일자리' 창출 기여

미국 투자 늘어나면 원부자재·중간재 등 대미 수출도 늘어…"윈윈"

연합뉴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쌓인 컨테이너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3.7%로 지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넘어 해외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 기업이 미국 진출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현황과 경제적 창출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ODI는 총 634억달러로, 이 가운데 43.7%(277억달러)가 미국에 이뤄졌다.

이어 케이만군도가 9.7%(62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룩셈부르크(7.8%·50억달러), 캐나다(5.7%·36억달러), 베트남(4.2%·26억달러), 인도네시아(3.3%·21억달러), 중국(2.9%·19억달러) 등 순이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 한국 ODI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직접투자국이었으나 이제는 7위로 내려앉아 미국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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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해외직접투자 국가별 비중 및 국가별 비중 추이
[한국무역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미국으로의 ODI 증가는 미국이 반도체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으로 첨단 제조시설을 적극 유치한 데 국내 기업이 부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의 ODI 중 메모리 반도체와 축전지의 대미 비중은 각각 99.2%, 70.1%로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기준에서 볼 때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 유입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이전까지 1% 안팎에 불과했으나, 2020∼2022년에는 2.3%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사업장은 총 2천432개이며, 산업별로는 제조업 26.8%, 도매업 21.6%, 서비스업·소매업 각 16.8% 등이었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에 가장 많은 24.7%(600개)가 진출해있고, 텍사스(11.1%), 뉴욕(7.9%), 뉴저지(7.6%) 등의 순으로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다.

2021년 기준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자산규모 대비 미국 경제성장(GDP) 기여도는 100달러당 10.1달러로, 전체 외국계 기업 평균(6.8달러)과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업의 미국 대외 수출 기여도 역시 자산규모 1천달러당 43.0달러로, 평균(24.3달러)을 크게 상회하면서 26개 주요국 중 5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외국계 기업의 고용 창출 비중은 한국이 1.1%로 영국(15.4%), 일본(12.1%), 독일(11.6%) 등보다 크게 낮았지만, 근로자 1인당 연간급여는 한국 기업이 평균 10.4만달러로, 전체 평균(8.7만달러)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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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기업의 미국 내 근로자 1인당 연간 급여
[한국무역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고부가 산업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한국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증분석 결과 한국의 대미 ODI가 10% 늘어나면 대미 수출은 0.20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출 대체효과보다 수출 유발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계 기업이 원부자재, 중간재를 한국에서 많이 조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022년 기준 미국 내 한국 현지법인의 한국 조달 비중은 61.4%로, 해외 진출 기업의 한국 조달 비중 평균(43.4%)을 크게 웃돌았다.

도원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투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시하는 첨단산업 육성과 기후변화 대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하는 제조업 강화와 무역 불균형 해소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미국의 통상 압력 완화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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