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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민희진 "카톡 내용, 하이브의 저열한 짜깁기…네이버·두나무와는 '사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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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표, 기자회견 후 첫 입장 발표

"어도어, 하이브內서 '은따' 같았다"

모회사 하이브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자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관해 해명에 나섰다. 민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민 대표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그가 외부 투자자를 만나 어도어의 경영권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눴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 "이들과의 만남은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하이브가 제시하는 증거는 모두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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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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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는 "4월 22일부터 매일 당혹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오해를 최소화하고, 법정에서 하이브 측이 주장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기에 글을 쓴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먼저 네이버·두나무 관계자와의 만남에 관해 밝혔다. 민 대표는 "지인 A씨가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A는 본인의 오랜 친구들이 동석할 것이니 불편해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식사 중 본인 소개를 할 때 두나무 관계자임을 알게 됐고 이후 참석자 모두와 친분이 있던 네이버 관계자도 늦게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두나무·네이버 관계자와의 만남은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앞서 하이브 측은 지난 17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 당시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두나무와 네이버의 고위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두나무 관계자가)저녁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참석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고 제작자인 제가 궁금하다는 이유였다"고 했다. 그는 당시 식사 자리는 당일 참석자들이 모두 증언해줄 수 있을 만큼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던 하이브는 무엇을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민 대표는 "(어도어 부대표와)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눴다"며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저희가 모를 리 없지만 실현 가능성을 떠나 당시 이 내용을 듣고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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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신청을 내며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의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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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간 어도어 대표로서 어도어가 하이브 내에서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리는 '은따'같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왔다고도 했다. 이어 하이브가 자신과 어도어 부대표가 나눈 막연한 대화를 대단한 모의와 실행을 한 듯 악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네이버나 두나무에 인수 제안을 한 일이 없다면서 하이브를 포함한 '4자 대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간 말한 '투자자를 만나지 않았다'라고 한 내용이 '경영권 찬탈을 목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라는 의미라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실 것"이라며 "설령 투자자를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 대표는 카카오톡 내용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복잡한 인간사, 인간관계는 멋대로 오려 붙인 카카오톡 몇 자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뉴진스와 저는 여러분이 모르실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다"며 "뉴진스와 저는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된 것 같다. 어떤 생각을 하시든 뉴진스와 저의 관계는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가 법정에서 제시하는 증거들은 불법적으로 취득된 자료라고 폭로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는 제가 입사 시 받아 사용했다가 초기화시켜 2년 전 반납했던 노트북을 감사 이전에 '동의 없이 사전 포렌식'해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공유하고 감사 문건에 넣었다"며 ""어도어 설립 전의 일이 본 감사와 어떤 연관이 있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하이브가 수십 명의 기자가 있는 공개 법정에서 사생활 속에서 이루어진 사담 중 일부만을 꺼내어 자극적인 어감으로 낭독했다고 들었다"면서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해치는 행위를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소름 끼친다"고 했다.

끝으로 민 대표는 대중에게 "본질을 봐달라"고 호소하면서 하이브와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에 입각한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민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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