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이 꿀벌에 마이크로집 붙이고 활동데이터 수집해 최근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에 관해 어떤 원인이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9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양봉 가구는 2011년 1만9987가구에서 지난해 2만6427가구로 32%가량 증가했다. 봉군(蜂群·벌떼) 수는 2011년 153만1609개에서 지난해는 254만3965로 크게 늘었다. 봉군 밀도로 보면 우리나라는 ㎢당 18.5봉군으로 세계 1위다. 평년 꿀 생산량(1억4000t)과 생산성(13.7㎏/봉군)을 고려한 적정 봉군 수는 약 102만개라고 한다.
━
양봉 농가 32% 증가…봉군 밀도 세계 1위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 남부와 중부지방에서 꿀벌의 생육과 밀접한 수종인 아카시나무의 개화일이 줄어 양봉 농가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남부지방과 경기·강원 북부지역의 아카시나무 개화일은 2007년 30일에서 2014년 20일로 줄어든 데 이어 2017년에는 절반 수준인 16일로 급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기준으로 2020년 우리나라 밀원 면적은 14만6000㏊ 정도다. 47만8000㏊에 달했던 1970~1980년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40년 전 수준의 밀원 면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100년 정도가 걸릴 것이란 연구결과도 있다. 산불과 기후변화 영향으로 매년 줄어드는 산림 면적을 고려하면 더 빨리 많은 밀원 수(樹)를 심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022년 4월 7일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한 양봉장에서 한 양봉업자가 벌통에서 소비 한장을 꺼내 들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는 130통에서 사는 꿀벌이 집단폐사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와 관련 산림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밀원 수 조림에 나섰다. 전국에 여의도 면적(290㏊)의 13배에 달하는 밀원 숲을 조성한다는 게 산림청의 목표다.
━
양봉 농가, 국유림에 벌통 설치 가능
우선 국유림의 경우 연간 150㏊ 규모의 밀원 숲을 만들고 개인 소유 산림은 전체 조림 면적의 20%(총 3600㏊)를 밀원 수로 조성할 방침이다. 양봉 농가에서 국유림에 벌통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 지난 1월 개정했다.
지난 2월 18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의 야산에서 꿀벌 한마리가 매화꿀을 따기 위해 날아들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쉬나무와 헛개나무, 광나무, 이나무, 아왜나무, 꽝꽝나무, 피나무 등 단위 면적당 꿀 생산량이 우수한 수종도 개발했다. 이들 나무는 ㏊당 꿀 생산량이 90㎏ 이상으로 아카시나무(38㎏)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인 벌꿀 용기(2.4㎏)를 기준으로 ㏊당 잠재적 꿀 생산량을 보면 아카시나무꿀은 약 16병, 새로 개발한 수종의 꿀은 최소 37병이 나온다는 얘기다.
━
쉬나무 등 꿀 생산량 좋은 신규 수종 개발
그에 더해 산림청은 밀원단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밀원 수 품종 육성·연구, 꿀벌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관계 기관과 공동 연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한해 3~4개월 정도인 채밀 기간(꿀을 따는 기간)이 2026년에는 7~8개월까지 늘어날 것으로 산림청은 전망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3월 28일 괴산군 문광면 도유림에서 밀원숲 조성 운동 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 충북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남성현 산림청장은 “꿀벌의 먹이인 밀원자원을 확충하는 것은 조림 정책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목재 자원과 임산물로 활용 가능한 밀원 수를 발굴, 양봉산업과 임업인 모두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충북도, 232억원 들여 공유림에 밀원 조성
한편 충북도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23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내 11개 시·군 공유림 320㏊에 밀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2년 말 기준 1023곳인 충북지역 전업 양봉농가도 2028년까지 120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