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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AI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을까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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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AI(인공지능)가 모든 걸 뒤바꿀 거라고들 말하지만 우린 아직도 AI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는 범위가 협소한 편입니다. PADO는 AI에 대해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번에는 AI 시대의 '외로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AI와 외로움이라고 하면 우린 영화 '그녀'(Her)처럼 가상의 인격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일쑤입니다. 세계 최대의 데이트 앱 '틴더'의 CEO가 AI 앱 회사를 창업했다고 하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되겠죠. 하지만 레나테 니보르그의 AI 챗봇 '미노'는 현실의 인간관계를 개선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현실의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스킬'을 가르쳐주는 겁니다. 철학 전공자인 니보르그가 실리콘밸리에서 인문학 지식을 총동원해 이런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인문학도 이렇게 실무와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연과학은 최첨단의 공학이고 인문학은 가장 실천적인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이 기사를 읽으면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결국 자연(理)과 사람(性)을 얼마나 잘 이해할 것인가가 실무의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여성형 AI와 사랑에 빠진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사진제공=Warner Bros. Picture - (C) 2013 - Untitled Rick Howard Company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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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레나테 니보르그가 직장을 그만둘 때쯤에는, 고객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여행할 때 가짜 이름을 사용하고 야구 모자를 쓰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이는 그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습관이다. 이는 괴롭히는 사람들이 그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데이팅 앱 틴더의 CEO였다.

그는 최고경영자직을 그만두기 직전에 받은 편지 중 마지막 한 통만 간직했다.

편지 작성자는 분노에 차 있었고, 니보르그를 비난했다. 그는 독신이었고 고립돼 있었으며, 진짜 인연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쓴 돈에 대해 기만당했다고 느꼈다.

"너희의 알고리즘은 평화를 추구하는 한 남자를 파괴를 작정한 남자로 만들었다." 그가 썼다. "계속 당신의 가족 전부를 지켜볼 것이다. 내가 네 가족을 갈갈이 찢어놓기로 결심하는 그 날까지."

니보르그가 볼 때, 틴더와 같은 앱들이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있음은 분명했다. 파트너를 찾아 다시는 앱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돌아오게 만들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가 느낀 건 공포가 아닌 공감이었다. 이런 편지들을 통해 그는 틴더 사용자 중 특정 그룹에 대해 많이 배웠다. 바로 "엄청나게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니보르그가 2020년 처음 틴더에 합류했을 때 이 앱은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았다. 성비는 대략 75:25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틴더에 가까운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앱을 사용하는 남성 중 상당 비율이 단 한 번도 매칭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한다.

CEO로서 니보르그의 목표는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앱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여성들에게 온라인 데이팅 경험을 더 안전하고 긍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설계를 추구했다.

어떤 면에서 니보르그는 틴더가 제공하는 약속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는 틴더에서 일하기 전, 이 앱을 통해 만난 전 파트너와 7년간 함께 지냈다. 그것이 그가 틴더에서 가진 유일한 데이트였다.

틴더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채용담당자에게 "사실 저는 아주 만족스러운 고객이에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니보르그는 점점 틴더의 전체적인 기획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틴더의 윤리에 대해 심란해했다.

그는 기존의 관계형 앱 모델이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느꼈다. 그가 보기에, 데이팅 앱들은 불가능한 약속을 하고 있었다. 데이팅 앱의 최고 목표는 강력한 관계들을 만드는데 돈을 쓰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소울메이트를 찾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틴더를 그만두자, 몇몇 투자자들이 니보르그에게 연락해 그가 다른 데이팅 앱을 시작할 계획인지 물었다.

니보르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외로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고안한 새로운 앱은 틴더와는 매우 달라 보였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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