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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온난화 피해는 전쟁에 필적… 1도 상승 때마다 GDP 12%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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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노스웨스턴대 경제학자 연구 논문
“경제적 손실 규모, 기존 추정치의 6배“
한국일보

지난해 7월 25일 그리스 남동부 로도스섬에서 발생한 산불을 피해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졌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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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12%씩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의 경제적 피해로, 종전 추정치의 6배에 달한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 에이드리언 빌랄과 미 노스웨스턴대 경제학자 디에고 칸지그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논문에서 두 학자는 “210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면 전 세계의 생산·자본·소비가 50% 이상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 내에서 영구적으로 이어지는 전쟁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필적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50년 동안 기후변화 탓에 실질적인 구매력 감소가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빌랄은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사람들의 평균 구매력이 지금보다 37% 더 높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러한 손실은 앞으로 기후 위기가 심화할수록, ‘전쟁 중 흔히 목격되는 경제적 손실’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빌랄은 “전쟁과의 비교는 오로지 소비와 GDP 측면에서만 가능하다. 전쟁에 따른 고통과 죽음은 중요한 것인데도 이 분석에는 포함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에서 계산된 기후 위기의 경제적 손실 규모는 지금까지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추정치보다 6배 더 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탄소 1톤 배출 때마다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190달러(약 25만 원)로 추산했다. 그러나 빌랄과 칸지그는 해당 비용이 1,056달러(약 143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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