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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정부, 전공의 한달내 복귀땐 ‘선처’ 시사… 의료계 “소송 끝까지 갈 것” 대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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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결정에도 의료공백 계속

동아일보

1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복도에 의료진 없이 의료기기만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전날 법원의 결정으로 내년도 의대 증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제 전공의는 돌아오고 교수들은 사직·휴진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일주일 휴진’을 검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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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전날(16일)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도 정부 손을 들어주며 내년도 의대 증원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정부와 의사단체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이고 의료계에서도 “이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돌아오고 교수는 사직과 휴진을 철회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전공의와 의사단체는 여전히 완강한 태도여서 의료공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다음 주 월요일(20일)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지 3개월 되면 전문의 취득 자격이 1년 늦어질 수 있다”면서도 “부득이한 경우 소명하면 30일 정도 예외로 추가 기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련기간에 3개월 이상 공백이 있으면 전문의 취득이 늦어진다고 압박하는 동시에 예외 규정을 거론하며 조금 늦더라도 복귀하면 선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더는 의료공백이 이어져선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 결정으로 정부가 추진해 온 의대 증원과 개혁이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의료인들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판결에 의료계가 반발하며 의정갈등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면서도 “여야정과 의료계 등 4자 협의체가 하루빨리 논의를 시작해 책임있게 결론을 내자”고 했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며 강경한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 등 4곳은 17일 공동성명을 내고 “법원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학생과 전공의, 교수들이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단체는 “끝까지 가겠다”며 대법원에 재항고도 했다. 전공의 단체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공의 사이에선 “법원 결정으로 돌아갈 이유가 더 없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의사단체 “필수의료 현장 떠날 것”… 의료계 내부 “이젠 복귀할 때”

[‘의대 증원’ 판결 후폭풍]
정부 “복귀 전공의 20명가량 늘어”… 의료계 원로 “돌아올 길 열어줘야”
의사단체 4곳 ‘강경 투쟁’ 공동성명
의협회장 “집행정지 기각 고법 판사… 대통령실에 회유됐을 것” 발언 논란


서울고등법원이 16일 의대 정원 확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단체와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돌아와야 하고, 의대 교수들은 사직·휴진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일주일 휴진’ 카드를 검토하고 있고 전공의 복귀도 요원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의정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의료계 내부 “진료 정상화, 전공의 돌아와야”


의료계 내부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 의사들도 사직·휴진 방침을 거두고 정부와 마주 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원로인 정남식 전 연세대 의무부총장(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는 환자를 떠날 수 없다. 교수들은 최후의 보루인 만큼 (휴진에 대해) 사려 깊게 생각해 주기 바란다”며 정부에도 “너무 압박만 하지 말고 열린 자세로 대화에 나서 달라”고 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이제 의사단체가 정부와의 대화 테이블에 앉아 내년 이후 의대 정원은 어떻게 할지, 또 언제부터 정원을 다시 줄일지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호기 전 서울백병원 원장 역시 “대한의학회와 의료계 원로를 중심으로 설득해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간호사와 의료 기사 등으로 구성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전날 법원 결정 직후 “(의사들이) 진료거부와 휴진, 집단사직 등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도 더 이상의 의료공백은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6일 “의료계는 더 이상의 불법 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성실하게 참여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전공의 복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수련병원 100곳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근무 중인 전공의가 20명가량 늘었다”며 “(나머지 전공의들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속히 복귀해 달라”고 했다. 또 “수도권 주요 5대 병원의 전임의(펠로) 계약률은 70.5%”라고도 밝혔다. 전임의 계약률은 의료공백 사태 전 80% 수준이었다.

의사 면허 정지 등 전공의 행정처분도 당분간 계속 늦추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 처분에 대해 아직 입장이 정해진 게 없다. 국민들이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의협 회장 “판사 회유됐을 것”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냈던 의대 교수와 의대생 등은 17일 서울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이들은 “서울고등법원이 의대생의 학습권 침해와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등을 인정한 만큼 대법원에서 집행정지가 인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대 증원은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서울고법 행정7부 구회근 부장판사가 대법관 자리에 회유됐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임 회장은 “구 부장판사는 과거에도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적이 있다. 용산 (대통령실) 입장에서 지면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입으니 회유하려고 별짓을 다 하지 않았겠느냐”라며 “저뿐 아니라 많은 의대 교수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또 “16일은 국내 의료 시스템을 철저히 망가뜨리는 마지막 사망선고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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