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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A씨는 다음달 떠나는 열흘간의 유럽 여행을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유럽은 수하물 분실, 소매치기 등의 위험이 많아 여행자보험을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지인의 말을 들은 것이다. 여행자보험 상품을 찾아보던 A씨는 상품마다 특징과 담보가 다 달라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비교해 보는 중이다.
푸른 하늘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운데 달력 곳곳에 빨간날이 등장하자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잠잠했던 여행 수요가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폭발한 것이다. 여행에 앞서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낯선 공간에서 생길 위험에 미리 대비하려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여행자보험은 어느덧 여행객들에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수는 1년 새 113% 뛰었다. 5개 보험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삼성화재·KB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따르면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23만8429건에서 올해 1분기 50만6835건으로 폭증했다. 1년 새 해외여행자보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보험 가입 건수가 늘어난 이유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2019년 해외여행객은 2871만4247명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며 2021년 122만2541명까지 감소했다.
엔데믹 이후 관광객 수를 회복해 지난해에는 2019년의 79% 수준인 2271만5841명까지 올랐고, 올해는 1분기에만 742만4967명이 해외로 떠났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해외관광객 수는 2019년 수준까지 회복이 가능해진다.
시장에서는 올해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그 이상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한풀 꺾였던 해외여행자보험이 업계에서 다시 주목받으면서 보험사들은 여행 성수기에 맞춰 다양한 신상품·특약을 선보이는 중이다.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기본 담보부터 보험료 환급·할인이나 보장 범위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보험사별로 차별화를 꾀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보험 상품이 많고 저마다 담보하는 부분이 다 달라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할지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많다. 상황에 따라 가입할 만한 보험사 상품을 정리해봤다.
먼저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안전 귀국 시 보험료를 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들을 살펴봄 직하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보험 가입자가 사고 없이 귀국하면 보험료의 10%를 환급해주는 상품을 선보였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낸 보험료가 아깝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 보고, 이러한 심리를 저격한 것이다. 해당 상품은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에 질세라 삼성화재, K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보험료 환급 혜택에 더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필수 가입 담보가 플랜별로 정해져 있는 기존 보험과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보장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보험금 청구 시에도 카카오톡으로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다. 1인당 평균 보험료는 9425원으로, 평균 1만원을 넘는 기존 보험료를 절감했다.
KB손해보험은 KB스타뱅킹에서 'KB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면 사고 유무와 상관없이 보험료의 10%를 '귀국 축하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이 상품은 가족형으로 가입 시 10%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또 해외 의료기관 이용 시 발생하는 의료비 보장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확대했으며, 입원 일당 3만원을 최대 180일 한도로 보장하는 특약을 새롭게 추가했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착 해외여행보험'을 추천한다. 2명이 가입하면 10%, 3명은 15%, 4명 이상이면 20%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앱을 통해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며 여행 도중 일정이 변경돼도 해외에서 모바일로 편리하게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보험 기간 중 강도나 절도로 인해 발생한 도난·파손 등의 손해를 보장하며, 해외여행 중 비어 있는 집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특약도 준비돼 있다.
특히 최근 인력난으로 전 세계 공항에서 항공기 결항이나 수하물 지연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보장해주는 상품도 많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항공기·수하물 지연 보장 가입 후 알림을 신청하면 카카오톡으로 항공편 지연 알림을 받을 수 있고, 비행기가 2시간만 지연돼도 보상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 여행자보험은 특약 가입 시 항공기 결항 및 지연 사실을 안내해줄 뿐 아니라 휴식과 식사 등 서비스가 가능한 해당 공항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편 장기간 여러 번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도 등장했다. 통상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 기간만 보장하는 초단기 보험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공휴일이 많을 뿐 아니라 해외여행을 여러 번 가는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에 착안한 상품이다.
한화손해보험의 디지털 보험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여러 번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ON해외여행보험'을 판매한다. 1년 안에 두 번째 해외여행을 나갈 때 보험료를 기존 대비 최대 39% 할인해준다. 가입 고객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축하 포인트를 지급하는 '안전 여행 축하 포인트 지급 서비스'도 제공된다. 여행 중 사고가 없었다면 가입 시 결제한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캐롯포인트로 최대 3만포인트까지 지급한다.
롯데손해보험도 인슈어테크 기업 해빗팩토리와 제휴를 맺고 다회용 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해빗팩토리의 보험 관리 앱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1년간 횟수 제한 없이 보장받을 수 있다. 여행 1회당 최대 30일까지 적용 가능하며 해외실손의료비, 배상책임, 후유장해 등을 폭넓게 보장한다. 해외실손의료비 가입 금액도 5000만원까지 높여 예기치 못한 의료비용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
치안이 좋은 여행지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나쁜 국가에 간다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폭력·상해 피해 변호사 선임비를 보장해주는 하나손해보험의 '하나 해외여행보험'을 추천한다. 해외 체류나 여행 중 타인에 의한 물리적 폭력으로 상해를 입고 이를 원인으로 재판을 진행한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한다. 보험 기간 중 발생한 피해는 보험 종료일 이후에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을 위한 상품도 준비돼 있다. 농협손해보험은 국내 여행객을 위해 '올인원여행레저보험'을 판매 중이다. 국내 여행, 레저, 골프 라운드, 출장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한 필수 담보를 하나로 융합한 비대면 전용 미니 보험이다. 업계 최저 수준의 보험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동반인(피보험자) 카카오톡 셀프 인증을 도입해 여러 명이 가입할 때도 간편하게 인증할 수 있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도 준비됐다. 롯데손해보험은 한국 여행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크리에이트립'(Creatrip) 앱을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가입이 가능한 'let:discover 국내여행보험Ⅲ'을 지난해 출시했다. 2개월 미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여행 기간·여권 번호·성명·성별만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하며, 상품 가입설명서와 보험금 청구 안내문 등 주요 문서도 총 6개 국어(영어·일본어·광둥어·대만어·태국어·베트남어)로 제공 중이다.
다만 여행자보험 가입 시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보험사마다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항목이 다를 수 있어 보상 항목을 확인해야 하고, 보험 효력이 발생하는 날, 별도 가입이 필요한 특약이 있는지, 보상하지 않는 손해는 어떤 게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해외여행 후 국내에서 치료하는 보장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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