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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불닭보다 500배 매운 과자 먹고 숨진 美14세 소년, 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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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에서 매운 과자를 먹은 뒤 사망한 14세 소년 해리스 월로바.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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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국에서 매운 과자를 먹은 뒤 사망한 10대 소년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 소년의 사인은 심폐정지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州) 검시소는 이날 해리스 윌로바(14)의 부검 보고서를 공개했다. 윌로바는 작년 9월1일 숨졌다.

검시소 측은 “심비대증 및 좌전하행 관상동맥의 심근교합증이 있는 사람이 고농도의 캡사이신을 함유한 음식을 섭취한 환경에서 발생한 심폐정지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심비대증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 심근교는 관상동맥의 일부가 심장 바깥쪽이 아닌 심장 근육 안쪽으로 파고들어 있는 선천성 질환이다.

다만 검시소 측은 “의학적 사인 외에 자연사, 사고사 등의 구체적인 사망 종류는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소아 심장 전문의는 NYT에 “심근교는 몇 가지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심비대증이 소생 시도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질환을 앓고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론적으로는 강한 향신료와 스트레스로 인해 심박수가 빨라지면서 산소부족을 유발했다면, 치명적인 빈맥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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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 성분이 들어간 파키칩스. /파키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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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바는 사망 몇 시간 전 ‘매운 과자 먹기 챌린지’로 유행하고 있던 ‘파키 칩스’ 한 조각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자는 미국의 유명 초콜릿 회사 허시 컴퍼니의 자회사인 앰플리파이 스낵 브랜즈가 만든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와 ‘나가 바이퍼 페퍼’가 들어갔다. 캐롤라이나 리퍼의 스코빌지수(SHU·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는 약 150만∼220만 SHU로, 청양고추의 약 300배, 매운 라면으로 유명한 ‘불닭볶음면’의 500배 수준이다.

제조업체 측은 소비자들에게 파키 칩스를 먹은 뒤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고, 고통을 느끼는 모습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원칩 챌린지’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윌로바는 파키 칩스를 먹고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윌로바의 어머니는 아들이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학교로 가 윌로바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고 한다. 당시 윌로바는 보건실에서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윌로바는 집에 돌아온 뒤 자신의 방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윌로바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자, 제조사는 파키 칩스를 소매상점에서 모두 회수했으며 상품을 구매해 간 이들에게는 환불을 해 줬다. 제조사는 성명을 통해 “해리스 윌로바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원칩 챌린지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파키 칩스는 어린이나 매운 음식에 민감한 사람, 혹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는 명확한 안내가 있었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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