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야간훈련 중 쓰러진 특전사…‘생존확률 1%’ 뚫은 기적, 그 뒤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야간 훈련 중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육군 1공수 특전여단 5대대 최아무개 중사와 그의 동료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야간 훈련 중 쓰러져 “생존확률이 1%도 안 된다”는 선고를 받았던 특전여단 부사관이 기적적으로 회복해 부대로 복귀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5일 군 제보 플랫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을 육군 1공수 특전여단 5대대 최아무개 중사의 아버지라고 소개하며 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글이 올라왔다.



35년 동안 군 생활을 한 예비역 원사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라는 글쓴이는 “둘째가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겠다며 특전사에 입대했다”며 “지난해 8월 새벽 대대장으로부터 ‘야간 훈련 중 산속에서 아들이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조처를 했지만 ‘가망이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재검사했지만 (그곳의) 의료진도 아이가 자가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이고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생존확률이 1%도 안 된다(고 했다)”며 절망적이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쓴이는 “의료진이 연명치료 중단을 고려하며 비관적인 이야기만 할 때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의 남소윤 소령이 ‘아직 젊고 군인정신이 있기에 포기하기 이르니 희망을 가지고 좀 더 치료를 하자’고 의료진을 설득해 신장투석기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조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썼다. 글쓴이는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과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이 의료진과의 소통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최 중사가 근무하던 1공수 특전여단에 대해서도 고마워했다. 전임 여단장, 현임 여단장, 여단 주임원사, 5대대 대대장 및 주임원사, 5대대 대대원들, 중대원들이 최 중사가 회복될 때까지 곁을 지켜줬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힘든 훈련과 업무가 있음에도 최 중사를 지키려고 돌아가며 우리 곁에서 같이 한마음이 되어주셔서 많이 힘이 되었다”며 “또 많은 분들이 응원 메시지를 담은 녹음 파일을 보내줘 짧은 면회 시간에 최 중사에게 들려주기도 했고 의식이 돌아왔을 때 부대원들이 이렇게 너를 응원하고 있다고 하니 많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긴 사투 끝에 최 중사는 의식을 되찾았고 뇌와 장기도 정상이며 7개월 만에 퇴원해 부대에 복직 신고까지 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남들은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자식을 또 군에 보내느냐고 묻는다”며 “물론 불안은 하지만 아들이 병원에 있는 동안 의무 사령부, 육군본부, 특수전사령부 1공수 특전여단이 보여준 노력과 진정성에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남소윤 소령은 직접 댓글을 달아 “1%의 기적이 있기 위해선 99.9%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믿음, 부대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모님께서 의료진들을 전적으로 믿어주셨기에 가능한 기적이었고 사고 당일부터 일반 병실을 가는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지키며 불침번을 서던 특전사 부대원들의 의리와 전우애에 제가 더 느낀 바가 많았던 날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 생활 중 가장 명예로운 경례는 최 중사님이 기적적으로 깨어나 근육이 다 빠져 재활도 덜 된 상태임에도 힘겹게 절 보자마자 해준 경례일 것”이라며 최 중사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